상반기 하향 안정화 전망 비웃듯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 감산 조치에 공급부족… "4분기까지 지속"국내 휘발유價 10주 연속 강세… 추경호 "유류세 인하 추가 연장 검토"
  •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고 있다. 지난 상반기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지며 하향 안정에 무게가 실렸지만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에 연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0.16달러로 전날보다 1.64달러 올랐다.

    브렌트(Brent)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1.82달러 상승한 93.70달러에 마감했다. 중동산 두바이(Dubai)유도 93.84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6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석유제품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국가들의 경기가 부진을 이어가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에 글로벌 주요 투자기관들도 국제유가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95달러에서 86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의 유가 전망치 하향 조정은 지난 상반기 동안 세번이나 이뤄지는 등 유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면서 이 같은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오히려 급등세가 이뤄지면서 다시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국제유가 급등은 공급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OPEC+는 200만 배럴의 감산에 합의했고 올 4월에는 일부 회원국이 자발적으로 166만 배럴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6월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특히 사우디를 필두로 주요 산유국들이 최근 감산을 당초 9월에서 올해 말까지로 연장하면서 가격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일산 100만 배럴 규모의 독자감산을 2023년 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해 사우디의 원유 생산은 연말까지 2년래 저점 수준인 900만 배럴를 유지할 전망이다. 러시아도 30만 배럴 규모의 수출 감축을 2023년 말까지 연장을 결정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자국의 공급 감축 정책이 매월 시장 평가를 통해 조정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시장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10월까지 1개월 자발적 공급 감축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긴 2023년 말까지 연장 발표됐다. 이번 감산 연장으로 국제유가는 202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90불을 상회한 상황이다.

    올해 4분기까지 공급 부족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9월 월간 보고서에서 2023~24년 세계석유수요 증분 전망을 일산 각 220만 배럴 100만 배럴로 전월 전망에서 대체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경기둔화에도 아직까지는 중국 석유수요가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 중국의 산업활동 및 석유수요의 갑작스러운 약화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쳐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 신흥시장에 더욱 어려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7월 석유수요는 일산 1670만 배럴로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신고점을 경신했고 IEA는 내년 중국 석유수요 증가량은 각 160만 배럴과 64만 배럴로 예측됐다.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도 10주 연속 강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의하면 15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3원 오른 1765.29원을 기록하며 두달새 ℓ당 200원 가까이 올랐다. 국내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이날 휘발유 평균 가격은 1849원, 최저가 지역인 대구는 1736원을 보였다. 경유 판매가격은 전국 평균 ℓ당 1663.05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추가 연장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민생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 발언을 통해 추가 연장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높은 국제유가 변동성에 대응해 유류세 인하와 유가연동보조금을 10월까지 연장했으며 향후 국제유가 추이에 따라 추가 연장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휘발유 유류세율을 역대 최대폭인 37%(리터당 516원)까지 내렸다가 올해 1월 1일부터 인하율을 25%로 일부 환원했다. 지난 8월에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10월 말까지 2개월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