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첨단기술 집약된 시흥R&D캠퍼스 방문국내 유일 음향수조·세계 최대 공동수조 갖춰글로벌 오션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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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방사소음은 특수선, 잠수함은 물론 상선에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보유한 이 음향수조에서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이원병 한화오션 함정성능연구팀 책임은 지난 15일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한 기자들을 향해 음향수조(Acoustic Water Tank)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음향수조는 단순한 실내 수영장과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방산업체의 ‘꿈의 시설’로도 불린다니 매우 흥미로웠다.국내 조선업계 유일의 음향수조를 갖춘 시흥R&D캠퍼스는 지난 2018년 12월 건립됐다. 1982년 설립돼 30년 역사를 가진 한화오션 중앙연구원은 시흥R&D캠퍼스와 서울사무소, 거제사업장 등 세 곳에 거점을 두고 있다.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에는 업계 ‘최고·최초·최대·최신’의 수식을 받는 각종 시험 설비들이 즐비했다.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오션으로 간판을 바꾼 이후 이곳 시흥R&D캠퍼스도 ‘한화’의 로고로 새 단장을 마치고 기자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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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수조는 수중에서 음파를 이용해 대상 표적의 음향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방산 분야 전문 연구시설이다. 한정된 공간 내에서 원하는 수중 환경을 만든 후, 음파의 전파·반사·산란·회절·굴절 등 특성을 분석해 이를 군사적·비군사적 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설비다.음향수조는 겉으로 봐선 수영장 또는 대형 수족관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알고 보니 최첨단 설비의 집약체였다. 우선 방진·방음을 위한 이중벽 설계로 수조벽 자체가 1m로 두꺼웠다. 또 반사음 차단을 위해 내벽을 비스듬하게 설계하면서 표면엔 특수재질을 적용했다.한화오션은 음향수조를 활용해 수상함의 수중방사소음 저감기술인 ‘마스커 에어 시스템(Masker-Air System)’을 개발하고 있다. 함의 위치를 적에게 노출하지 않도록 공기분사기술을 이용해 선체에 일종의 에어커튼(Air-Curtain)을 형성하는 시스템으로, 독자적 성능검증이 가능하도록 체계화했다.이원병 책임은 “수상함뿐만 아니라 잠수함에서의 소음도 즉시 생명과 직결될 정도로 정숙성의 중요성이 크다”며 “잠수함 배관 내부의 유체 흐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음향수조 설비를 활용해 유체 소음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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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R&D센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도 갖추고 있다. 공동수조는 선박의 공동현상, 즉 캐비테이션(cavitation)을 모사하기 위한 시험 설비로 선박 추진력은 높이고 바닷속 소음을 줄이기 위한 연구에 활용된다.2020년 7월 완공된 공동수조는 전체 길이 62m, 높이 21m의 규모에 최대 출력 4.5MW 모터를 장착하고 있다. 수조는 총 3600톤의 물을 순환시켜 최대 15m/s까지 유속을 형성할 수 있는 대형 터널의 모습으로 구현됐다.기자는 이날 공동수조에서 선박의 공동현상을 실험하는 모습을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빠른 속도의 유속을 일으키고, 유체의 속도와 압력 변화에 따라 증기 기포가 발생하는 캐비테이션을 시험해 프로펠러의 성능과 추진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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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권 한화오션 성능평가팀 책임은 “한화오션의 공동수조는 전 세계 상업용 공동수조 중 가장 큰 규모이면서 동시에 최신 연구시설”이라며 “은밀하고 빠르게 이동해야 하는 함정에 캐비테이션은 매우 치명적이며, 수중방사소음도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공동수조 시험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한화오션의 공동수조는 유체역학적 설계로 배경소음이 적고, 계측배열 센서를 설치한 음향계측공간을 갖춰 수중방사소음 시험에 강점이 있다. 이 공동수조는 2020년 국제수조회의 가입에 이어 지난해 품질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9001 인증을 획득했으며, 현재까지 50척 이상의 모형선을 대상으로 시험 평가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공동수조에 이어 모형제작워크샵(Model Workshop)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곳에서는 한화오션이 수주한 모든 선박이 실제와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 제작돼 각종 성능을 예측 및 시험, 평가한다.특히 한화오션은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복합 플라스틱 소재(ABS)의 10m급 시험용 쌍축(Twin Skeg)선 모형 제작에 성공했다. 3D프린팅 기법을 적용하면 3주가 소요되던 모형선 제작 기간을 최대 40%까지 단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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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선들을 지나 길이 300m, 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예인수조(Towing Water Tank)를 마주했다. 예인수조에선 모형선을 물에 띄워 예인차로 끌며 선박의 저항·자항·운동·조종 성능을 시험한다.시흥R&D캠퍼스 개소와 동시에 건립된 이 수조는 업계 최신 설비다. 최대 7m까지 수심을 조절할 수 있어 상선과 함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박을 대상으로 맞춤식 시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이장훈 한화오션 성능평가팀 책임은 “배가 운항할 때 프로펠러가 힘을 제대로 내는지 측정, 프로펠러 성능개선을 비롯해 인공파도를 만들어 직진 시험 외 조정성능을 평가하고 물속에서 돌고래처럼 다니게 해 잠수함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다”며 “3D프린팅 기술 도입으로 생산성을 50% 이상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예인수조에선 지난 2018년 이후 현재까지 모형선 110척 이상의 시험이 성공적으로 수행됐다. 이는 연평균 27척 이상의 성능시험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한화오션은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수조 효율을 높이고, 3D프린팅 모형선으로 연 35척까지 실증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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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은 이밖에 시흥R&D캠퍼스에 ▲실제 선박과 함정에 탑재되는 추진시스템을 그대로 본떠 성능을 사전 검증하기 위해 육상에 설치한 시험 설비 LBTS(Land Based Test Site) ▲자체 개발한 스마트십 플랫폼 ‘HS4’ ▲자율운항 관제센터 등을 보유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강중규 한화오션 중앙연구원장은 “조선업황 악화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흥R&D캠퍼스가 개소한 지 5년이 흐른 지금 인사를 드리게 돼 감개무량하고 위상이 바뀐 것을 실감한다”며 “유상증자를 통해 유치한 2조원을 기술개발을 위한 시설투자, 인수합병(M&A)에 활용해 2040년 매출 30조, 영업익 5조 이상의 회사로 변모하겠다”고 말했다.이어 “방산 9000억, 친환경과 디지털에 6000억, 풍력 2000억, 스마트 야드 2000억 투자 등 무인 완전 자율운항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로봇기술 등 파괴적 혁신을 진행할 것”이라며 “시흥R&D캠퍼스는 한화오션이 첨단 기술력 기반 글로벌 오션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산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