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기준 두바이유 90달러 돌파… 국내 휘발유값 1796원수도권 지하철요금 인상 예고… 한전 "전기요금 25.9원 인상 필요"9월 물가도 3%대 전망… "유류세·전기·가스요금이 물가불안 요인"
  • ▲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연합뉴스
    국제유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으로 하반기 물가가 불안해지면서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과 7월 2%대를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보였지만, 8월 3.4% 상승하면서 불안을 키우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더해 추석을 앞두고 폭우·폭염으로 농산물 가격도 올랐던 만큼 오는 5일 발표할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제는 이런 물가 상승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3일(현지시각)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의 두바이유는 배럴당 91.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일각에서는 올해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유류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일 기준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796원, 경유 가격은 1700원까지 올랐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세수펑크'에 허덕이는 정부가 '울며 겨자먹기'로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8월 국세수입현황에 따르면 1~8월 국세수입은 241조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7조6000억 원 부족했다. 한 푼이 아쉬울 때이지만,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방식은 지난 8월과 마찬가지로 유류세 인하 조처를 두 달 연장한 뒤 향후 국제유가 변동을 살펴보며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 조처가 연장되면 1조 원쯤의 세수가 추가로 줄어들 전망이다.

    공공요금 인상도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은 오는 7일부터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인상된다. 한국전력공사도 올해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김동철 신임 한전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약속대로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한다면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45.3원을 인상했어야 한다. 이 부분을 제대로 한다면 25.9원 인상이 이번에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 선에서 최대한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전기요금 인상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물가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유류가격과 전기요금 등의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지난달 29일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 리스크 요인과 전망의 불안정성' 보고서를 통해 "향후 물가 경로는 불안정해 보인다. 주요국 경제 금융 지표 향방과 정책적 대응이 상이하게 나타나면서 물가의 상·하방 압력이 혼재한 양상이며 최근 유가 및 원자재 농산물, 가격이 불안해지면서 물가 전망에 대한 일치된 견해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이어 "올 하반기 유류세를 비롯한 전기·가스 등의 공공요금 조정 가능성도 있어 향후 소비자물가는 정부 정책 시행 시점이나 기간 등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