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최근 증시 위축 불구 선방美 정부 중국 반도체 규제 완화…삼전‧하이닉스 급한 불 꺼증권가, 3분기 저점 통과 분석…메모리반도체 가격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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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이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이 온기를 더하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3분기가 반도체 반등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 이들에 대한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춤했던 반도체주 주가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 이날(오전 10시 30분 기준)까지 7.14% 올랐으며, 한미반도체는 4.76%, DB하이텍은 2.87%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69% 하락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던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도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61%(2400원) 오른 6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크게 반등하면서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앞서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58.2% 증가한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7% 증가한 67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77.9%, 12.7%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 3분기가 처음이다. 회사는 앞서 올 1분기와 2분기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시현한 바 있다.

    이날 발표한 잠정 실적에선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증권가에선 주력 사업인 반도체 업황 침체가 조금씩 개선세를 보이면서 DS(반도체) 부문 영업손실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한 것에 대한 감산 효과가 일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부터 이어진 감산은 보유 재고를 줄이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라며 "감산에 따른 공급 조절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해 3분기부터 D램 평균 판매단가(ASP)가 상승 전환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운영하는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선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조치를 사실상 무기한 유예한다는 방침을 밝힌 점도 이들의 주가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앞서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미국 수출 관리 규정에 따른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하겠다고 결정했다. 

    VEU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다.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 공장에 도입할 수 있다.

    증권가는 이와 더불어 이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나고, 주가 반등의 신호탄을 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시장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메모리 D램 가격이 반등을 시작, 반도체주에 온기를 더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에게 실적 바닥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면서 주가 반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올해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은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 반등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액이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99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실적 회복 기대감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반도체 가격 반등과 메모리 수요 확대로 반도체 업황의 바닥 다지기가 확인될 경우 반도체 업종 주가 매력도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오는 31일 예정된 삼성전자 실적 설명회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유지하면 가격 인상이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해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의 전개 방향은 삼성전자의 실적 설명회 기조 설정에 달려 있다"라며 "내년 수요 회복을 기대하는 입장에서 업황 선도력·결정력이 있는 삼성전자의 감산 기조 유지 및 설비투자 축소 의지 표명 여부가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