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하나금융과 매각 절차 중단"2014년 이후 5번째 매각 실패유상증자, 구주가격 할인도 안 먹혀 킥스 47.7%… 재무건전성 문제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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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를 포기했다.

    산업은행은 18일 "KDB칸서스밸류PEF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로부터 KDB생명보험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고, 하나금융지주와의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PEF(KCV PEF)는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 설립했으며 KDB생명 지분 92.73%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작년 11월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입찰 공고를 냈으며, 지난 7월 단독 입찰한 하나금융을 인수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하나금융은 두 달간 실사를 벌여 인수 여부를 따져봤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이 절실한 하나금융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업계에선 그 어느 때보다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함영주 회장이 연초부터 '비은행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결국 KDB생명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작업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KDB생명의 신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이 1분기 기준 47.7%에 불과하고, 경과조치를 적용해도 100%를 겨우 넘는 수준이어서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많게는 조단위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하나금융 내부에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산업은행 측은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난 5월 KDB생명이 발행한 2106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했다. 아울러 지난달엔 1427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보유 중인 구주 92.73%의 가격을 기존 2000억원에서 1000억원 수준까지 낮췄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을 인수한 이래 2014년 두 차례, 2016년과 2020년 각각 한 차례씩 매각 작업에 나섰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도 매각이 무산되면서 총 다섯 번의 실패를 겪게 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KDB생명 인수는 당 지주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은 "KCV PEF의 업무집행사원으로서 KDB생명보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함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