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순 씨티은행장 연임, 박종복 제일은행장 4연임지배구조 이슈와 무관… 경영성과 등이 추천 기준일각 이중잣대 지적… "단임 CEO 중장기적 경영전략 제약"
-
외국계은행 CEO들이 잇따라 연임에 성공하면서 국내 은행CEO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연임이 확정됐다. 이번 임기까지 더하면 총 6년간 행장을 맡게된다.SC제일은행의 박종복 행장도 지난 13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1년의 임기를 더 보장받았다. 4연임에 성공한 박 행장이 2025년 1월까지 임기를 채울 경우 10년 재임 기록을 세우게 된다.하영구 전 씨티은행장(14년)과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10년)에 이은 은행권 최장수 은행장이 되는 셈이다.SC제일은행 임추위는 “2015년 은행장으로 임명된 이래 은행의 재무적 성과를 꾸준하게 달성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후보군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은행의 비전에 대해 직원들과 공감대를 적극적으로 형성해 ‘평등’, ‘존중’, ‘포용’의 가치가 은행의 핵심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한 것 등이 주요 추천 사유”라고 밝혔다.SC제일은행의 지배구조상 100% 최대주주가 SC그룹인 점도 박 행장의 4연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주사 이외에 다른 외부 주주를 두고 있지 않아 외풍에 흔들릴 여지가 없다는 분석이다.씨티은행 역시 유 행장의 연임 배경으로 경영실적을 들었다.일각에서는 최근 지배구조 개선 바람에 휩싸인 국내은행 CEO들이 잇따라 퇴진한 것과 비교해 금융당국의 이중잣대를 지적하기도 한다.하지만 일찌감치 지배구조에 혁신을 이룬 외국계와의 단순비교는 무리가 있다.실제 금융당국에서도 한국 은행들의 거버넌스 개혁을 추진하면서 이들 외국계은행들의 지배구조를 참조하기도 했다.문제는 은행 CEO들이 단임에 그칠 경우 경영연속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용퇴를 결정하고 후임에게 바톤터치를 준비중인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이같은 점을 들어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금융권 관계자는 "CEO가 장기 재직시 디지털, 글로벌 진출 등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맞춰 중장기적 경영전략을 통한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임기가 짧으면 단적인 재무성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비재무적 성과까지 내려면 장기 비전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