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리브리반트' 무진행생존기간 30개월 예상했지만 '23.7개월' "MRI 8주에 한 번, mPFS 기간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실제 부작용 10% 미만, 피부·여드름 발진 등 경미한 수준"
  • ▲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김선 기자
    ▲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김선 기자
    "마리포사 임상연구에 대한 부작용은 크지 않다. 치료제의 역할은 내년 전체 생존율(OS)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는 지난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관련 후속 임상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 교수는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으로부터 렉라자를 도입했던 지난 2015년부터 임상을 주도했던 연구책임자다. 이날 조 교수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MARIPOSA(마리포사)' 글로벌 임상 3상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조 교수가 직접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이유는 렉라자 병용요법 임상연구가 기존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대비 효과를 입장하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시선을 바로 잡기 위해서다. 

    앞서 본 연구결과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2023 ESMO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공개됐는데, 관련 연구결과가 공개된 이후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에 대한 입증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시각 등이 제기됐다. 

    따라서 관련 정보를 보다 자세하고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해 조 교수가 직접 나선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mPFS다.

    마리포사의 경우 렉라자+리브리반트를 병용 투여한 429명의 환자에서 타그리소 대비 질병 진행과 사망위험을 30% 낮췄지만,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3.7개월(95% CI, 19.1-27.7)로 나타났다. 

    그러나 타그리소와 화학 항암 치료제 병용요법의 mPFS 경우 25.5개월 혹은 29.4개월(독립적 중앙 검토 위원회 평가 결과) 보다는 짧게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30개월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던 만큼 실망감도 더욱 크게 작용했다. 

    조 교수는 "FLAURA2 연구에서는 모든 환자에서 MRI와 CT 촬영을 한 것이 아니라, 전이가 확인된 환자를 중심으로 매우 촘촘하게 연구를 진행했다"며 "이 경우 mPFS 기간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 타 임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리포사에선 모든 환자의 외 MRI를 8주마다 한 번씩 찍었다. FLAURA2 연구 시작 시점에서 환자의 80~90%만 사진을 찍고, 이후 뇌전이가 확인된 환자의 경우만 MRI와 CT 등으로 추적한 것이다"며 "복부와 흉부 CT도 처음 2번은 6주마다, 그 후부터는 12주마다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25일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 리서치 자료를 통해 렉라자 병용요법에서 3등급 이상 부작용이 75%(vs 43%)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교수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리서치 자료가 그렇게 나온 것은 'TEAE(Treatment Emergent Adverse Events)'를 잘 못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TEAE는 약과 관련 없이 발생된 모든 부작용의 발생 원인이 포함된 값이기 때문에 이것을 보면 안 된다"며 "정확하게 살펴보면 오직 약에 의한 부작용인 TERE(Treatment Emergent Related Events)만 보면 10%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생하게 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부작용이 있지만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3등급 이상의 부작용이라고 해도 손발톱주위 염증과 피부·여드름 발진 등의 경미한 피부질환이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진료했던 경험을 중심으로 "환자가 되면 그 정도 부작용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며 "모든 환자들은 발진 정도의 부작용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서 오래 살겠다는 것을 선택하지, 그게 싫어서 짧게 살겠다는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1차 치료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내년 OS 결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OS결과에 따라 미국 국가종합암네트워트(NCCN) 가이드라인 선호요법에 등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렉라자 병용요법 OS는 24개월 시점에서 74%로 타그리소 단독군보다 사망위험을 20% 감소시켰다"며 "다만 아직 데이터가 완전하지 않아 통계적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36개월 차 OS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FLAURA2는 아직 타그리소 병용요법의 OS를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환자들에게 렉라자 병용군으로 치료하게 될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내년 OS 결과에 달려있다"라며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한다면 상당히 많은 의사가 병용군을 택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