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점유율 따라 3Q 성적표… 'SK-삼성-마이크론' 순SK하이닉스, 나홀로 '흑자' 전환… HBM 덕 이익률 격차 최대 30%P절치부심하는 삼성 올 역대 최대 투자 진행… '4Q 흑자' 전환 유력타이밍 높친 마이크론, 흑자 전환 내년 이후
  •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지난 3분기 길었던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바닥을 확인하며 속속 반등을 시작한 D램 기업들이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HBM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오는 4분기에는 삼성전자가 D램 사업에서 흑자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마이크론은 HBM 사업 비중이 아직은 미미해 3사 중 가장 뒤늦은 내년에나 흑자가 점쳐진다.

    31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D램 상위 3사는 지난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HBM으로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HBM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D램 사업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순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지난해 기준 HBM 시장점유율(50%)이 가장 높았던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D램 사업에서 가장 먼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9조 660억 원에 영업손실 1조 8920억 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전사 기준 적자상태지만 D램은 6조 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한 동시에 영업이익도 6000억 원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올들어 SK하이닉스 D램 사업의 회복속도는 가팔랐다. 지난 1분기엔 D램에서만 1조 4790억 원의 손실을 봤을 정도 수준이었지만 2분기엔 손실의 거의 다 메꾸고 손익분기점(BEP)에 가까운 수준(370억 원 손실)까지 개선했고 3분기에 확실하게 흑자기조로 돌아섰음을 보여줬다.

    D램 흑자를 견인한 건 전체 D램 판매의 5% 미만을 차지하는 HBM이었다. 아직은 판매량 비중이 한자릿수 초반대에 불과하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에 이를만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HBM으로 완전히 달라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분기부터 SK하이닉스의 HBM이 경쟁사와 큰 차별요인이 됐고 3분기 그 영향이 더 확대되고 있다"며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D램 부문 영업이익률은 10% 수준으로 예상되며 이는 삼성전자나 마이크론과 적어도 15% 많게는 30%까지 격차가 벌어진 정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 D램 영업이익률은 차이가 나더라도 10% 포인트를 넘기기 어렵지만 범용 D램 대비 판가가 6~7배 차이나는 HBM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이 경쟁사와 격차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HBM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사실상 BEP 수준으로 D램 실적을 회복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DS) 부문에서 16조 4400억 원의 매출을 내고도 3조 750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손실 대부분은 낸드플래시 등 D램 외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D램 부문이 3분기에 3000억 원 수준까지 적자를 줄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현재 강도높은 감산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이미 적자를 벗어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삼성도 4분기 흑자전환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관건은 4분기에 SK하이닉스를 넘어설만큼의 영업이익을 회복하는지 여부다. SK하이닉스가 4분기엔 HBM 비중을 더 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이 흑자를 내더라도 양사가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사 중 HBM 비중이 가장 낮은(10%) 마이크론은 흑자전환 시점도 가장 늦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공개한 2023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서 적자 규모를 축소하는데 성공했지만 4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D램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0% 가까이 증가하며 업황 최저점을 지났다는 시그널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삼성이나 SK 대비 실적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