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과 합병 완전 무산… WD 낸드사업 분리 결정합병 추진전부터 SK 반대의견 전한 日 언론… 무산에 비난 여론 확산日 '공적자금 수십조 투입' 최대 반도체 기업 생존길 막히자… 韓 타깃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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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가 미국 웨스턴디지털과의 합병이 불발되며 생존길이 막히자 한국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주요 주주였던 SK하이닉스가 합병에 반대하며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으로 분풀이에 나서는 모습이다.1일 반도체업계와 일본 언론에 따르면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추진하고 있던 합병 협상을 최종 중단한 이후 일본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양사 합병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딜이 무산됐고, 한국이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가로막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일본 언론은 가장 앞서 한국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반대로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합병이 무산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SK하이닉스가 이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합병 추진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면서 합병 불발 가능성을 제시했다.이후 지난달 26일 SK하이닉스가 3분기 경영실적 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양사 합병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공식화하자마자 키옥시아는 웨스턴디지털과의 합병 협상이 결렬됐음을 선언했다. SK하이닉스 탓에 합병이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고 인식하기 쉬운 시점이었다.이 같은 내용을 일본 언론들도 서둘러 전했다. 지난 2021년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를 인수하는 형태로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가 지분 가치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됐던 딜을 올초 간신히 재개했는데 결국 미리 지분 투자에 나섰던 한국 반도체 기업의 반대로 좌초됐다는게 골자였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SK하이닉스가 반대 의사를 표하기 전까진 일본 금융권에서 2조 엔(약 18조 원) 가량 대출이 승인되는 등 합병을 위한 사전 작업들이 순조롭게 이뤄졌음을 강조했다.요미우리신문은 "장래에 키옥시아와 협력을 염두에 둔 SK 측이 경영 통합 시 웨스턴디지털의 주도권이 강화될 것을 우려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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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론도 달아올랐다. 한국이 일본 반도체 산업이 되살아나는 상황을 우려해 전략적으로 방해에 나섰다고 비방하는 의견이 대다수다. 일본은 최근 미국 중심으로 형성된 글로벌 반도체 동맹에 적극 참여하며 자국 반도체 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 과정에서 일본 주요 대기업과 금융사 등이 나서 '라피더스'라는 반도체 연구개발 연합체를 구성하기도 했다.키옥시아가 낸드플래시 개발 종주국으로서의 일본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어떻게든 생존 방향을 다시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렸다. 일본 내에선 새롭게 구성된 라피더스에 일본 공적 자금이 상당 규모 투입되는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라피더스로 일본 반도체 산업 부활을 꿈꾸는 것 보단 낸드시장 2위인 키옥시아를 빨리 되살리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보는 의견이다.하지만 국내 반도체업계에선 일본이 꿈꾸는 반도체 산업 부활이 사실상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 반도체 산업이 무너지는 동안 이미 한국과 기술 격차가 상당해진데다 그동안 막대한 투자로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이제서 일본이 정부 자금을 동원해 반도체 산업을 밀어준다해도 역부족일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다.현재 일본 입장에선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자체 반도체 기술개발과 생산기지 구축에 올인하고 있는 중국을 따라잡기도 벅찬 상황이다. 중국은 YMTC를 통해 낸드플래시 산업을 지속 육성하고 있고 미국이 강도높은 제재에 나선 이후로 이 같은 반도체 기업들에 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며 무서운 기세로 독자생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결국 글로벌 반도체 패권주의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일본이 설 자리를 잃고 그나마 주요 플레이어로 활동했던 낸드시장에서마저 존재감을 잃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합병 결렬 이후 당장 웨스턴디지털은 낸드사업을 분리하는 방향을 확정했고 키옥시아도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