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세계 최초 재활용 복합단지 기공식2025년 상업가동,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력 관심 집중"600조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글로벌 순환경제' 선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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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50년 600조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 ARC'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재활용 순환경제를 리드해 나가겠습니다. 이는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진행형입니다."(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울산 ARC 기공식 간담회)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에서의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계 최초 재활용 복합단지인 '울산 ARC'이 첫발을 내딛으면서다. 1조 8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울산ARC는 열분해 ·해중합·폴리프로필렌(PP) 추출 등 '3대 화학적 재활용'이 모두 적용된 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다.나 사장의 어깨가 으쓱한데는 바로 이 기술력에 있다. 폐플라스틱을 다시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물리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 이 두 가지로 나뉜다. 폐플라스틱을 단순 분쇄·세척하는 물리적 재활용은 공정 과정에서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 투명 페트병 등 제한된 재질만 재활용이 가능하며 불순물이 섞여 있으면 재활용이 어렵다.
반면 화학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의 오염도와 색상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하다. 플라스틱을 세척하고 같은 색상끼리 모아야 했던 물리적 재활용의 단점을 극복하고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력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화학적 재활용은 단순 소각에 비해 탄소 저감 효과도 크다.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에 따르면 열분해 방식의 재활용은 플라스틱 소각 대비 최대 61.5%의 탄소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도 화학적 재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의 바젤협약은 '폐플라스틱 기술지침서'를 채택해 화학적 재활용에 대한 가이드를 마련하는 등 이를 유효한 재활용 수단으로 인정한 바 있다.
울산 ARC의 경쟁력은 주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 곳에 구현해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도록 만든 것이다. 플라스틱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플라스틱을 현명하게 쓰는 방법을 찾고자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우선 해중합 재활용 공장에서는 유색 페트병뿐만 아니라 의류 섬유에서 다시 고품질의 원료를 뽑아낼 수 있다. 해중합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비용이 높고 기술적 상용화 수준도 가장 늦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다른 화학사들이 아직 해중합 기술 상용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SK지오센트릭의 경쟁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 기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열분해유는 쉽게 말해 재활용이 불가능한 비닐·라면봉지 등을 녹인 기름이다. 기존에는 여러 부산물이 들어있어 품질이 다소 낮은 경유나 보일러 연료로만 활용할 수 있었지만 SK지오센트릭은 독자 개발한 후처리 기술로 즉각적인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대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 실증설비를 갖춘 상태다. 선행연구를 거친 실증설비는 추후 울산ARC 열분해 공장과 함께 지어진다.
완공 예정 시기인 2025년 울산 ARC가 상업 가동되면 매년 32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t)의 약 9%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지오센트릭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정부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 받는 등 생산 시설 구축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수 사장은 "아직 공장을 짓기도 전이지만 글로벌 고객들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으며 생산될 물량의 30% 가량이 선 판매 협의 단계다"며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수요가 공급보다 앞서는 시장이며 빠르고 확실하게 성장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어 "최근까지 화학산업의 귀기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를 전화위복 계기로 삼고 울산 ARC를 통해 화한산업의 부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편 15일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에서 열린 기공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두겸 울산시장, 박성민 국회의원, 환경부 금한승 국립환경과학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이승렬 산업정책실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등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한덕수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순환경제는 새로운 경제질서이며 플라스틱은 순환경제 전환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며 "정부는 플라스틱 폐기물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탈플라스틱 사회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울산 ARC는 환경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혁신을 추진 중인 SK이노베이션에 매우 상징적이면서도 그룹의 핵심가치인 지속가능성을 관통하는 프로젝트"라며 "폐플라스틱이 자원으로 재탄생할 것이며 대한민국 울산은 미래 플라스틱 순환경제의 중추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