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에 원가 부담 ↑양사 모두 화물 매출 반토막부진한 실적에 합병 당위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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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병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락한 실적에 고심하고 있다. 여객 수요는 꾸준히 오르는데 반해 고유가와 고환율로 인한 원가부담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양사의 합병이 서둘러 마무리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 들어 고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 영향으로 3개 분기 연속 실적이 후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으로 5203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도 소폭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3분기 12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44.8% 축소된 수치이며 당기순손실 적자도 이어졌다.

    여객 부문 매출은 엔데믹 전환 이후 여객 수요가 급증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각각 76%, 63% 늘었다. 하지만 여객 수요 회복이 가팔라도 늘어난 원가 부담은 극복하지 못한 모양새다.

    대한항공은 올해 유류비로만 3조4010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17% 더 많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도 1조7261억원을 유류비로 사용하며 지난해보다 20%를 더 썼다.

    환율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평균 1205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2분기 평균 1261원, 3분기엔 평균 133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상승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은 항공기 구입부터 리스(대여) 비용, 유류비 등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로, 달러 가치가 높아질수록 손해가 크다. 특히 대한항공은 환율 10원이 오를 때 연간 약 30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양사의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하던 화물 부문 매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3분기 화물 매출은 1년 전보다 51% 감소했으며 아시아나항공 또한 47% 줄며 반토막이 났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높은 여객 운임으로 인한 수익성이 고유가에 상쇄됐다”며 “화물 성수기인 4분기에 접어들면서 화물 운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여객 호조 속 불확실성이 높은 대외상황에 양사의 합병에 대한 당위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엔데믹 이후 공급 증가와 화물사업의 실적 악화 등으로 경쟁력 저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막대한 부채비율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고금리 기조에 높은 이자 비용 지출로 영업이익이 나도 순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양사 기업결합이 무산된다고 가정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생존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업황 호조에 따라 벌어들인 현금으로 빚을 갚아나간다고 해도 자생까지 상당수 시간이 걸려 제3자 매각이 불가피한데, 새 주인을 찾는 과정 또한 험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게 된다. 산업은행이 그간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투입한 공적자금만 3조6000억원에 달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대규모 고정자산 투자를 기반으로 운수권, 슬롯과 같은 항공자원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규모의 경제 산업”이라며 “통합 항공사가 출범할 경우 노선망과 항공기, 공급규모 등 주요 지표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