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사회 결정…오후 인사 발표 최장수 증권사 CEO 최희문 대표, 지주 CIO로장원재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장 후임 낙점
  • 수년간 메리츠증권을 비약적 성장을 만든 인물로 평가되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메리츠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해 증권과 화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만큼 지주 중심 경영체계 구축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어 최희문 부회장의 지주 이동, 증권 후임으로 장원재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장을 낙점하는 내용의 임원 인사를 오후 발표한다. 

    전격적인 이번 결정은 IB본부 전환사채 발행업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사적 이익을 취한 혐의가 적발된 데 대한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주 중심 통합 경영 방침도 인사 결정 배경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1일 메리츠증권에 대한 기획검사를 실시했고, 이와 관련 최 부회장은 국정감사장에도 출석했다.

    최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까지로 아직 임기가 남아 있는데다, 보통 12월 중순경 임원 인사를 발표하는 메리츠증권이 다소 이른 인사를 발표하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최희문 부회장의 상징성을 고려해 지주로 자리를 옮겨 CIO(그룹운용부문장)로서 역할을 이어간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메리츠화재와 증권을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지주 중심 통합 경영에 따라 최 부회장은 지주에서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 지휘할 방침이다. 

    최희문 부회장은 업계 손꼽히는 구조화금융 달인으로 뱅커스트러스트,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은행, 골드만삭스, 삼성증권 캐피털마켓사업본부장을 거친 뒤 지난 2009년 메리츠증권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8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네번째 연임하며 증권업계 최장수 CEO로 꼽혔다.

    최 부회장은 성과주의 보상체계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회사의 비약적인 성공 신화를 쓴 인물로 평가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결정에 회사 안팎에선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희문 = 메리츠증권'이란 공식이 있었다"면서 "최 부회장은 메리츠증권의 정체성 그 자체로, 그가 떠난 회사를 상상해본 직원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