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이어 디스플레이, 이노텍 CEO 교체 '초강수'미래사업 집중 부품 계열사 수장 변화… 전자·유플러스 유임 예상권영수 부회장 외 부회장단 2인 모두 유임… 신규 부회장 없이 '2인 체제'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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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이 2024년도 임원인사로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나선 가운데 특히 미래 먹거리가 집중돼있는 부품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부회장단 중에선 권영 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만 제외하곤 모두 유임이 결정돼 큰 틀에서는 안정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LG그룹은 23일 LG디스플레이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을, LG이노텍 신임 CEO에는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을 각각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날 양사는 이사회를 거쳐 이 같은 인사안을 최종 확정했고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재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는 전임 CEO였던 정호영 사장이 유임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지만 LG그룹 내 IT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정철동 사장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드러났다고 평한다.정 사장은 지난 40여 년간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LG이노텍 등 부품, 소재부문 계열사를 거치면서 B2B사업과 IT분야에서 최고경영자로서 능력을 쌓은 인물로 평가된다.과거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했을 당시에는 생산기술 담당 상무와 생산 기술 센터장, 최고생산책임자 등을 맡으며 원천기술 확보와 생산공정 혁신을 주도한 장본인으로도 꼽힌다. 이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의 핵심 사업인 OLED 등 디스플레이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경험이 풍부해 신임 LG디스플레이 CEO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앞서 5년 간은 LG이노텍 CEO를 맡으며 성과 창출 능력에서도 인정받았다. 정 사장은 저성장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사업구조 고도화 작업으로 LG이노텍의 질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더불어 LG이노텍이 카메라모듈 글로벌 1위 자리를 확고히 하는데 정 사장의 역할이 주효했다고도 전해진다.정 사장이 떠난 LG이노텍 CEO는 신규 최고경영자 라인에 올라선 문혁수 부사장이 맡는다. 문 부사장은 1970년대 생으로 전임자인 정 사장 보다 9살 어린 50대 젊은 CEO에 해당한다. 앞서 최고전략책임자(CSO) 역할을 맡았던 그는 LG이노텍에서 광학솔루션 개발실장과 연구소장 등을 맡으며 세계 최초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 모듈 개발로 광학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우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에 앞서선 LG그룹에서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인사에 큰 변화가 있었다. 44년간 LG맨으로 근무했던 인물이자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CEO를 맡았던 권영수 부회장이 퇴임하고 12살 어린 신임 CEO인 김동명 사장이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재계에서는 사장으로 승진한지 1년 남짓한 김 사장이 새로운 대표이사에 오르게 된 것만 봐도 LG와 구광모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세대교체'에 얼마나 무게를 뒀다는 알 수 있다고 평한다. 현업에서 오랜 경력을 쌓고 실력을 인정받은 후임자가 빠르게 최고경영진으로 올라서면서 구광모식(式) 인사 개혁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한다.이처럼 LG그룹 부품 계열사들이 상대적으로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했던 것과 달리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 나머지 IT 계열사들은 CEO가 유임되는 안정 기조 속에서 차세대 리더들을 발굴하는 형식으로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더불어 퇴임한 권영수 부회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회장단 2인의 유임이 결정되면서 변화 속 안정을 추구하는 구 회장의 의중이 엿보인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권봉석 ㈜LG 부회장은 이번 임원인사에서 유임이 확정되면 구 회장 취임 당시 6명이었던 부회장단은 2명으로 쪼그라들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이번 인사를 통해 추가적으로 신규 부회장이 더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당분간은 2인 체제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