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신동빈 등 파리 집결대기업 총수 전면 지원… 해외 경영진까지 전방위 활동28일 엑스포 개최지 최종 투표… 리야드·로마와 경쟁
  •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프랑스 파리 파빌리온 가브리엘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심포지엄'에서 환영사하고 있다.ⓒ대한상의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프랑스 파리 파빌리온 가브리엘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심포지엄'에서 환영사하고 있다.ⓒ대한상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이틀 앞두고 재계가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BIE 총회에서 2030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되는 오는 28일까지 정부 및 각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힘을 보태고 있다. 

    영국 경제사절단 활동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윤 대통령과 함께 파리로 이동해 마지막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이달 들어 엑스포 막판 유치전을 위해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파리에 사실상 상주하며 주변국 미팅 및 BIE 관계자 등을 만났다.

    이달 초까지 최 회장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동한 거리는 약 70만㎞, 지구 둘레 약 17바퀴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부터 열흘간 방문한 국가는 총 7개국으로, 비행 거리는 2만2000㎞에 달한다. 주말과 이동거리 등을 감안하면 하루에 평균 1개국 정상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를 호소한 셈이다.

    최 회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제 정말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며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승산이 전혀 보이지 않는 불가능한 싸움이었지만,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어느 누구도 승부를 점칠 수 없을 만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최 회장의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장 위촉을 계기로 그룹 총력 지원 체제를 가동 중이다. 

    그룹 경영진이 총출동하는 CEO 세미나를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었고 경영진은 이 기간 BIE 회원국 파리 주재대사 등을 만나 부산 지지를 요청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첫번째 줄 오른쪽), 구광모 LG회장(첫번째 줄 왼쪽),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두번째 줄 오른쪽부터), 조현준 효성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영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첫번째 줄 오른쪽), 구광모 LG회장(첫번째 줄 왼쪽),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두번째 줄 오른쪽부터), 조현준 효성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영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은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관계자들을 접견하며 유치 활동을 펼쳤다. 

    이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중동 3개국(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 출장 당시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였다. 이달엔 남태평양 쿡 제도 수도인 라로통가 섬에서 열린 태평양도서포럼(PIF) 정상회의에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참여해 회원국들에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했다.

    삼성은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해외 경영진까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전방위 활동을 함께 했다. 

    한종희 부회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은 해외 출장 시 각국 최고위층을 잇달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에 지지해달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방한하는 고위 인사들을 대상으로 유치 지원 활동도 지속해 왔다.

    삼성전자는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대형 옥외광고를 통해 부산의 매력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는 파리 등 주요 도시에서 부산의 주요 상징물과 'BUSAN is Ready'라는 슬로건의 그라피티 디자인이 랩핑된 아트카를 운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그룹 차원 TF를 만들었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회사 주요 경영진은 BIE 회원국 관계자들을 접견하며 유치 활동을 펼쳤다.

    정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초청 만찬에서 영어 건배사를 통해 "한국의 과학기술과 K-팝, K-푸드에 이어 부산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오는 28일 나오는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은 각국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체코·슬로바키아 등 현대차·기아 공장이 있는 나라의 총리와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 올해 3월엔 미국에 가서 현지 한국대사관과 함께 아프리카·카리브해 대사를 초청, 부산엑스포 개최 의지를 피력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9월 열린 아세안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달 중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각국 정상이 모이는 국제행사 기간에 맞춰 도심마다 부산 상징물을 새겨넣은 아트카를 운행했다.
  •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영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왼쪽 두번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영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부산 엑스포 유치전 선봉에 섰다. 지난달엔 아프리카 BIE 회원국을 방문해 부산을 알리고 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10월에는 폴란드 총리를 예방해 "세계박람회가 추구하는 '새로운 희망과 미래'에 대한 소통의 장이 부산에서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지지를 요청했다.

    글로벌 사업역량을 보유한 LG 각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도 해외 출장 시 해당 국가 주요인사를 만나 부산의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LG전자는 부산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은 '엑스포 버스'를 운영하고 BIE 회원국 대사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심으로 옥외광고를 펼쳤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작년 3월 아르헨티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멕시코 등 주요 교섭 국가 정재계 인사를 접촉해 유치 지원활동을 벌였다. 

    그룹 경영진은 오는 28일 투표일 직전까지 현지 아르헨티나·탄자니아·마다가스카르 대사들과 릴레이 면담을 갖고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그룹의 실질적 연고지인 부산에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사 역량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부산엑스포 전도사'를 자처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유치 활동을 적극 펼쳐왔다.

    지난 9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을 기념해 방문한 베트남에서는 고위 정·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앞선 지난 6월에는 ‘아시아 소사이어티 코리아’ 회장 자격으로 주한 대사 30여 명을 초청해 부산 엑스포 부지와 엑스포 홍보관을 방문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같은 달 일본 교토에서 열린 '소비재 포럼(CGF)' 글로벌 서밋에서는 신 회장이 직접 연사로 나서 20여 개 글로벌 소비재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부산의 엑스포 개최 역량을 소개하기도 했다.

    계열사 중 해외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등도 해당 국가를 중심으로 유치 지원 활동에 힘을 보탰다.

    신세계그룹도 계열사를 동원해 유치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웨스틴 조선 부산,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이마트 해운대점 등 부산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엑스포 유치 기원 현수막을 설치했다.

    또 스타벅스는 엑스포 유치 기원 서명 캠페인을 통해 특별 제작한 크리에이티브 텀블러 500개를 선착순 증정했다. SSG닷컴과 G마켓은 부산 엑스포 유치 응원 이벤트를 운영하고 댓글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온라인 홍보에 동참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고위 관계자들도 엑스포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우리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길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2030 엑스포 개최를 두고 대한민국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마지막까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투표 당일 오후 2시(한국시간 28일 오후 10시) 최종 5차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