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실적 개선했지만… 흑자전환 실패 누적 손실 1185억원연간 이익 불가능… 5월 투자유치 ‘흑자전환’ 조건 실패한때 4조원 평가 받던 기업가치 대폭 하락 전망
  • 마켓컬리 등을 운영하는 컬리의 3분기 실적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컬리가 지난 5월 12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올해 흑자전환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컬리는 3분기 들어 적자폭을 크게 줄였지만 누적 영업손실 1185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흑자전환이 현실적으로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른 기업가치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28일 컬리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4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적자 222억원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3분기 매출이 5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6% 증가했음에도 판매비와 관리비를 0.9% 줄인 영향이다. 

    그럼에도 흑자전환까지 남은 길은 여전히 멀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1185억원에 달한다. 아직 4분기가 남아있지만 이 적자가 흑자로 뒤집어질 가능성도 없다. 컬리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올해 흑자여부가 컬리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지난 5월의 투자유치 때문이다. 컬리는 당시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와 아스펙스캐피탈에 12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발행하는 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비율을 영업이익에 따라 달리 적용하기로 했다. 

    올해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할 경우 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비율을 기본적으로 1:1로 설정했지만 적자일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해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할 경우 전환비율이 1:1.8462343로 조정된다. 

    이 경우 컬리 보통주 1주당 가치는 6만6148원에서 3만5829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컬리의 기업가치도 2조8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하락한다. 전환되는 보통주의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김슬아 컬리 대표의 지분도 기존 5.92%에서 5.7%로 희석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컬리 관계자는 “지난 5월 유상증자는 앵커PE가 참여했던 2021년 말 프리IPO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당시 컬리의 기업가치가 4조원으로 평가됐던 것과 합치면 컬리의 기업가치는 여전히 3조원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말 앵커PE에게 투자를 유치하던 당시 신주발행가액 9만9996원과 이번 신주발행가액 3만5829원의 평균을 내면 기업가치가 약 3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런 계산에 시장이 동의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컬리는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게 됐지만, 적자가 이어지면 추가 투자유치도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컬리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흑자전환 시점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현재까지 흑자를 기록하는 것은 쿠팡 뿐이기 때문이다. 쿠팡 역시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첫 흑자전환이 유력할 뿐, 그 외의 경쟁사는 모두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올해는 물류센터 2곳을 새로 문을 열면서 이에 대한 비용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추세로만 보면 적자 폭이 꾸준히 줄고 있고 앞으로도 성장하면서 수익개선을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