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요부진에 내달 초 음성공장 운영 중단수요 위축 전망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진행 내년 '솔라 허브' 가동, 美 IRA 세제 혜택 극대화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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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큐셀
    한화솔루션이 국내 태양광 사업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모듈 판매 부진·중국의 과잉공급에 따른 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다. 사실상 국내에서 태양광 사업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가운데 향후 보조금 혜택이 큰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다음달 17일부로 음성공장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음성공장은 지난 2015년 설립된 태양광 모듈 공장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3.5GW(기가와트)다. 이번 결정으로 한화큐셀의 국내 모듈 생산능력은 6.2GW에서 2.7GW로 축소된다.

    향후 음성공장은 태양광 모듈만 생산하는 만큼 국내 생산공장을 충북 진천공장으로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진천공장은 태양광 셀과 모듈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 3분기에도 음성공장의 일부 라인 가동을 멈춘 바 있다.

    가동 중단에 앞서 한화큐셀은 상사 이래 첫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 22일부터 충북 진천·음성 사업장의 근속연수 1년 이상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모듈 수요 위축으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실제 국내 태양광 신규 설치 규모는 2020년 4.6GW에서 2021년 3.9GW, 2022년 3.4GW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수요 위축에 더해 판가도 하락하면서 당분간 수익성 보존이 어려워진 상태다. 태양광 정보 사이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태양광 모듈 가격은 와트당 0.19달러였으나 3분기 0.14달러로 하락했다.

    여기에 중국의 과잉공급까지 맞물리면서 최근 한화큐셀의 실적은 쪼그라들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368억원) 82.4% 급감한 347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미국의 IRA 세액 공제 금액(350억원)이 포함돼 적자를 면할 수 있었다.

    한화솔루션은 국내에서의 부진을 북미 시장에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의 야심작인 '솔라 허브'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솔라 허브는 태양광 기초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생산 가능한 미국 내 최대 태양광 통합 단지다.

    솔라 허브가 구축되면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을 1.7GW에서 8.4GW로 무려 5배나 늘어나게 된다. 이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 업체 생산 능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다.

    미국은 올해부터 자국에서 생산하는 태양광 제품에 한해 생산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모듈의 경우 W(와트) 당 7센트의 인센티브를 준다. 또 태양광 발전설비를 지을 때 미국에서 생산되는 부품을 사용하면 추가로 10%의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의 적극적인 IRA 정책으로 태양광 사업부문의 영업익 절반 가량은 보조금과 세금 혜택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총 혜택 규모는 내년 약 4200억원, 2025년에는 715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측은 "국내공장은 진천공장을 중심으로 셀 제조 기술 고도화 및 라인 전환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전사 모듈 생산처 조정 및 운영 효율성 제고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관련 세제혜택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