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장기간 지속""부양할 단계 아냐"금리 인하 멀어져금통위원 4명 '인상' 가능성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낮췄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됐다.

    한은은 30일 발표한 내년 경제전망에서 지난 8월 내놓은 전망치를 하향 수정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월 (2.4%), 5월(2.3%), 8월(2.2%) 등 계속해서 하향조정 중이다. 계속 발표되는 경제 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할 것을 의결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와 대외여건 불확실성을 이유로 꼽았다. 부채 증가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투자와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상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내외 통화긴축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의 영향으로 지난 전망치(2.2%)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성장경로에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의 파급영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지수는 111.1로 전월대비 1.6%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 4월(-1.8%)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제조업 생산이 3.5% 줄면서 두드러졌고, 특히 반도체 생산이 11.4%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 지수도 0.8% 줄었는데 음식료품을 비롯한 비내구재 판매가 3.1% 줄며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방증했다.
  • 소비 부진을 부채질하는 물가상승률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4%에서 2.6%로 0.2%p 상향했다.

    이 총재는 "국내 물가는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영향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압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하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도 이 총재는 제외한 6명 중 4명의 위원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이 가장 첫번째 목표"라며 "다만 금리를 올릴 것인지, 아니면 현 수준에 오랫동안 가져갈 것인지는 여러 요인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성장률과 관련해서 이 총재는 "올해도 내년도 물가가 높고 금리도 높기 때문에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다만 2%대 성장률이 세계적으로 비춰볼 때 2%대 성장률은 나쁜 수치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성장률 문제는 중장기 문제기 때문에 이를 섣불리 부양하다 보면 부동산 가격만 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