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서든 데스' 언급… '생존-변화' 강조 조대식 수펙스 의장 등 60대 부회장단 세대교체 촉각중간지주사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 최창원 물망내년 임기 만료 사내이사 104명… 대대적인 변화 가능성 무게파이낸셜 스토리 인사 반영… '70년생 CEO-여성 임원' 확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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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5대 그룹을 포함한 재계 정기 인사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이번주 이뤄질 SK그룹은 큰 폭의 변화가 감지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속적으로 위기를 언급해 온 만큼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7일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지난해 SK그룹은 기존 체제에서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에 따라 주요 경영진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SK그룹은 지난 2년간 안정에 무게를 두며 부회장단을 유임했다. 그러나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미래 준비를 위해 세대교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내년 상반기 임기 만료를 앞둔 사내이사가 104명에 달하는 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CEO 세미나'에서 '서든 데스'를 언급하며 생존과 변화를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이번 인사에서 관전포인트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부회장단의 변화로 압축된다. 현재 SK그룹의 부회장단은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서진우 중국대외협력총괄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SK스퀘어 부회장, 유정준 부회장 등 7명이다. 이 중 오너일가인 최재원 부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을 제외한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은 총 5명이다.우선 눈여겨 볼 부분은 조대식 의장의 거취다. 2017년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된 조대식 의장은 지난해 4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조 의장은 최 회장과 1960년생 동갑내기이며 고려대 동기 동창으로 최 회장과 평소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다. 사석에서는 최 회장과 격의 없는 토론을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부회장단 내 최고 연장자로서 거취에 가장 관심이 쏠리는 인물이다.내부에선 여전히 대체자를 찾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조 의장이 퇴진할 경우 후임으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최창원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으로 1994년 선경그룹에 입사해 SK케미칼과 SK글로벌, 워커힐,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에서 기획과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과 SK건설 대표이사를 거쳐 SK그룹의 중간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최태원 회장은 평소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물론 사촌 형제간에도 각별한 우애를 보여온 만큼 주요 자리를 맡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와 함께 부회장단의 경우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은 그룹 내에서 60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지가 핵심이다.다만 박정호 부회장은 글로벌 빅테크의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도 신속하게 대응하며 글로벌 반도체 불황에서 흑자전환을 빠르게 달성한 점을 감안해 유임 가능성도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부회장단을 모두 교체하진 않더라도 조직 쇄신을 위해 소폭 변화를 줄 가능성은 높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특히 최 회장의 경영 화두인 '파이낸셜 스토리'가 인사 곳곳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조직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의 재무성과에 더해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계획을 담긴 성장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최 회장은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을 위해서는 관계사와 이사회의 자율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2021년부터 각 관계사 이사회가 대표에 대한 평가·보상,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결정하도록 했다.여기에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도 예년과 같이 40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여성 임원도 지속적으로 배출할 전망이다.SK그룹의 올해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만 49.0세를 기록했다. 여성 임원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13명의 여성 임원을 신규 선임한 바 있다.SK그룹 한 관계자는 "인사의 경우 막판에 뒤집히기도 한다"면서 "발표 전까진 사실상 확인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