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1만가구 강행…서울시·용산구 "사전협의 안돼" 반발대책비판 게시글 하루만 100건 '훌쩍…집단 민원 움직임도과천 경마장 이전에 마사회 노조 "일방적인 불통행정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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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이 29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부
정부의 수도권 6만가구 공급플랜이 시작부터 꼬일 위기에 처했다. 핵심 공급지인 서울 용산구와 노원구 태릉CC, 경기도 과천 등에서 주민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서울시·용산구청 등 관할기관도 반대입장을 공식화했다. 경마장 이전이 예고된 과천에선 '일절 협의가 없었다'며 한국마사회 노동조합까지 들고 일어났다. 숫자 맞추기에 급급했던 정부의 불통대책이 '역풍'을 자초한 셈이다.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발표후 용산구 일대 공인중개소에는 대책 관련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대부분 '임대아파트가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 '정부 발표중 호재로 작용할만한 것은 없나' 등 대책이 집값에 미칠 영향을 묻는 전화였다.서울시가 6000~8000가구라는 적정 개발선을 제시했음에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1만가구를 밀어붙였다는 불만도 쏟아졌다.용산구 이촌동 T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집주인 대부분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언론보도 등을 통해 1만가구 공급을 어느정도 예상하는 분위기였지만 막상 실제 대책으로 발표되니 충격파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용산구 신계동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만가구중에 임대물량은 얼마나 되는지, 홍콩과 같은 '닭장 아파트'가 들어오는 것인지 묻는 전화도 있었다"며 "아직 임대물량 등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안나왔지만 이번 대책은 용산 부동산시장에 분명한 악재"라고 평가했다.온라인 커뮤니티도 난리가 났다. 국내 최대 규모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엔 대책 발표후 하루만에 100여개 이르는 용산국제업지구 공급 관련 게시글이 게재됐다. 대부분 '마용성에서 이제 용산은 빠져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아니라 용산국제임대지구' 등 부정적 뉘앙스 게시글이 주를 이뤘다.집단민원 등 주민들의 단체행동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용산공원·용산국제업무 지키는 주민모임'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엔 200명이상이 모여 국토교통부, 교육청 등에 대한 민원제기를 추진중이다.서울시와 용산구도 공급대책 관련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서울시는 정부 발표후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가구를 조성하면 토지이용계획까지 변경해야 할 수 있다"며 "교통·환경 평가도 재검토해야 하는 만큼 2년이상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당초 서울시는 기존 6000가구에서 8000가구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국토부는 그대로 1만가구 공급안을 강행했다.용산구도 정부 발표후 입장문을 내고 "자치구 및 주민과의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자치구와 주민 협의 없는 밀어붙이기식 물량 확대는 수용할 수 없다"며 "교육·교통·생활환경에 대한 종합적 검토 없이 주택수만 늘리는 방식은 난개발과 갈등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
- ▲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용산 국제업무지구 공급 관련 게시글. ⓒ부동산 스터디 갈무리
9800가구가 공급되는 과천시도 정부 대책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대책발표전인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고 "과천지식정보타운·과천과천지구·과천주암지구·과천갈현지구 4곳의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도로·교통과 상하수도, 교육시설 등 도시기반시설 수용여건이 이미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고 했다.일방통행식 기관 이전도 역풍을 맞고 있다. 이번 대책에서 이전 대상기관으로 과천 경마장이 지목되자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마사회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발표는 당사자인 공공기관과의 일절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행된 불통행정 전형"이라며 "선거를 앞둔 조급함에 국가 기간산업인 말산업 뿌리를 흔들고 관련 종사자 2만4000명의 생존권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태릉CC에 6800가구를 공급이 예고된 노원구도 험로가 예상된다. 노원구청은 '임대아파트 법정 최소 비율(35%)' 등 전제조건 아래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앞서 문재인 정부도 태릉CC에 1만가구 공급을 추진했다가 환경단체와 주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특히 사업지 옆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태릉과 강릉이 위치한 것도 리스크다.결과적으로 정부는 용산·노원·과천 핵심부지에 총 2만7000여가구 규모 주택공급을 추진하면서 관할 지자체·지역주민·이전대상기관 종사자들의 의견 수렴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사업초기부터 지자체·주민반대 등 잡음이 끊이질 않을 경우 정책 추진동력도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 지적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전문가는 "그나마 공급물량이 많은 용산·태릉CC·과천에서 공급일정이 지연되면 다른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자체와 주민반대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왜 대책 발표를 강행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당근책이나 협의과정 없이 공급을 밀어붙일 경우 문 정부 때 실패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