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간 근무한 정통 상사맨… 사업 전문가“의미 있는 도전 통해 한단계 도약하자”강조25년 만에 본관… 태양광·ESS 등 힘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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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상사부문이 25년 만에 삼성본관에 복귀한 데 이어 6년 만에 수장을 바꾸는 등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기획과 신사업 추진에 강한 이재언 사장이 회사를 이끌게 되면서 추진 중인 친환경 사업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7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언 삼성물산 상사부문 신임 사장은 최근 내부적으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이재언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자랑스러운 역사와 자부심이 깃든 태평로 시대를 맞아 ‘의미 있는 도전’을 통해 한단계 도약하자”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진솔하게 소통하는 조직’, ‘즐겁게 일하고 활력이 넘치는 조직’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앞서 지난달 29일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이재언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하는 정기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1968년생인 이 사장은 1992년 삼성물산 입사해 31년간 근무한 정통 상사맨이다. 베트남담당, 일본총괄, 소재사업부 등을 거쳤으며, 지난해 기획팀장 겸 신사업팀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그는 삼성그룹의 글로벌 생산거점이자 전략 거점인 베트남 개척에 기여했고, 벤치마킹한 일본지역을 총괄하는 등 아시아 핵심국가를 직접 챙겨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기획과 신사업 부문 팀장을 맡으며 상사부문의 친환경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다.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재언 사장은 기능화학팀장, 소재사업부장, 일본총괄, 기획팀장 등 다양한 조직을 두루 경험한 사업 전문가”라면서 “상사부문의 필수 산업재 트레이딩과 친환경 사업개발의 내실있는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이번 인사를 바탕으로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친환경 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달 25년 만에 삼성본관으로 사옥을 이전함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 신사업 발굴의 선봉장으로 낙점한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1975년 국내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된 삼성물산은 1976년부터 22년간 삼성본관을 지켜왔다. 당시 70~80년대 수출역군으로 대한민국의 수출을 견인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국내 종합상사 1호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족적을 남겼다. 그러나 1998년 삼성전자에 본관을 매각했고 이후 태평로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서울 서초구 서초동을 거쳐 2016년 잠실 사옥에 자리를 잡았다.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전성기를 누렸던 뜻깊은 공간으로 돌아온 만큼 친환경 신사업을 필두로 한 재도약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020년 10월 석탄 관련 투자와 시공, 트레이딩 등에 대한 신규사업을 중단하며 국내 비(非)금융사 중 최초로 탈(脫)석탄을 선언하는 등 친환경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태양광 개발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를 비롯해 배터리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미국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는 태양광 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008~2018년 캐나다 온타리오의 풍력·태양광 신재생 발전단지 사업을 개발해 건설 및 운영까지 역할을 맡았다. 1369메가와트(㎿)로 북미 최대 규모다. 지난해엔 호주 태양광 시장에도 진출해 총 16.2GW의 태양광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별로 미국 14.9기가와트(GW), 호주 1.3GW 규모다.올해는 태양광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도 맺으며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앞서 8월에는 미국 일리노이주의 150㎿ 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미국 민자발전 기업 노스스타클린에너지에 매각했다. 동시에 발전소 착공 전까지 필요한 잔여 태양광 개발 용역을 제공하는 서비스 계약(DSA)도 체결해 안정적인 협력 구도를 확보했다. 이어 9월엔 미국 신재생 개발·투자 회사 선레이서리뉴어블스와 미국 텍사스주에 3GW 규모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를 매각하고 개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삼성물산은 태양광뿐 아니라 ESS까지 사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또 호주에 신재생 법인을 설립하는 등 사업 품목과 지역을 계속 확장 중이다. 2025년까지 총 25GW 규모로 우량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등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삼성본관에 상사부문이 입주했다는 것은 그룹 내에서 새로운 미래를 책임질 역량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반영된 것 아니겠냐”면서 “종합상사들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성공적 변신을 이뤄내고 있는 만큼 삼성물산 상사부문 또한 친환경 사업 기업으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