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투‧한화‧신한 등 개인투자자 입맛 맞춘 운용사 성과 2차전지‧소부장 등 각종 테마 ETF 인기…월배당 상품도 각광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관심 상승…ETF 활용할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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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장지수펀드(ETF) 부문의 성장세를 이룬 자산운용사들이 내년에도 개미들을 겨냥한 ETF를 내놓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채권, 배당, 테마 ETF 등으로 개인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이들의 입맛에 맞춘 상품들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의 순자산총액은 121조4286억원으로 전년 말(78조5116억원) 대비 54.7% 올랐다.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6월 100조원을 돌파한 지 약 6개월 만에 120조원을 돌파했다.투자자들의 거래대금도 급격히 늘었다. 국내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월 말 기준 2조9134억원으로, 전년 말(2조804억원)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이다.ETF 종목 수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말 666개에서 11월 말 기준 803개로 20% 이상 늘었다.이 기간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뤄낸 건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다. 이들은 국내 운용사 중 ETF 부문에서 가장 큰 점유율 성장세를 이뤄냈다.세 운용사는 특히 올해 개인투자자 ETF 투자 열풍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한해 개인이 선호할 만한 다양한 주식‧채권 ETF를 선보인 결과, 국내 ETF 시장 내 치열한 점유율 경쟁에서 우위에 섰다는 분석이다.실제 한투운용의 경우 올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ETF 개인 순매수 대금 2위를 기록한 운용사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한투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4.6%로 업계 4위지만,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상위 운용사들을 웃돌았다.한투운용의 경우 특히 올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등이 개인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특히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0월 6일부터 전일까지 47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순매수가 이어지며 이 상품의 순자산액은 5600억원을 돌파했다.한투운용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ETF가 연초 이후 기록한 개인 순매수액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채권형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신한운용의 경우 미국 월배당 상품인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 상품 3개가 개인 순매수를 이끌었다. 기존 상품 분배주기 조정 없이 신규 상장 상품으로만 이룬 성과다.SOL 미국배당 다우존스(3595억원),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H·1072억원), SOL 미국S&P500(547억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이밖에 개인들은 반도체와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 핵심 기업에 투자하는 'SOL 반도체소부장Fn', 'SOL 2차전지소부장Fn' ETF를 많이 샀다.한화자산운용도 국내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ARIRANG K방산Fn', 일본 반도체 기업 중 소부장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A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 Solactive' 등 시장에 없던 테마의 ETF를 연이어 출시하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이끌었다.이에 2024년 사업계획을 짜고 있는 대다수 운용사들은 내년에도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한 운용사 본부장은 "올해 개인을 상대로 한 운용사들의 성적이 확실히 좋았다"라며 "기관투자자의 경우 한정된 면이 있지만, 개인투자자의 경우 퇴직연금 등 무궁무진한 자금 성장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이어 "실제 ETF 투자로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지는 만큼, 앞으로도 ETF 시장은 개인 위주로 활성화될 것"이라며 "운용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을 끌어낼 상품을 출시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또 다른 운용사 본부장은 "내년에는 개인을 상대로 주력할 마케팅이나 신상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자산이나 상품군을 잘 조사‧준비해서 결과로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