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어'외산폰 사용 금지' 강화세계 최대 아이폰 공장 위치 허베이성 등 8개 지역 포함中 발판 성장 애플 직격탄… 폴더블 기반 반등 노린 삼성 전략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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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애플의 올 하반기 신작 스마트폰인 아이폰15 출시 시기에 맞춰 지난 9월 공무원들에게 내린 아이폰 등 외산 브랜드 사용 금지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화웨이가 7나노미터(㎚) 첨단 반도체 탑재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쏜 가운데 자국 브랜드 밀어주기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이에 따라 애플과 삼성전자 등 외산 브랜드들의 중국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내년에는 중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18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과 정부 부처가 직원 업무용으로 토종 브랜드 휴대전화 사용을 지시했다. 해당 조치는 소득 수준이 높은 중국 저장성, 광둥성을 비롯해 세계 최대 아이폰 공장이 있는 허베이성 중부 등 8개 지역을 포함한다.지난 9월 베이징과 톈진 등 일부 지역 공직자에만 내려졌던 외국 브랜드 휴대전화 금지령이 확대된 것이다. 중국은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19%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인 만큼 당시 중국의 '아이폰 금지' 조치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의 주가가 3%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중국의 이같은 조치는 자국 브랜드 화웨이의 부활과도 맞물린다. 화웨이는 8월 말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했다. 이 제품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9000s'에는 화웨이의 팹리스 업체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중국 대표 파운드리 업체 중신궈지(SMIC)가 생산한 7나노 반도체가 탑재됐다.화웨이는 신작 스마트폰을 통해 자국 시장인 중국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10월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83% 급증하며 1위 애플을 추격 중이다.카운터포인트 차이나의 애널리스트 아치 장은 "화웨이가 10월에 가장 눈에 띄었으며, 메이트 60 시리즈에 힘입어 상황을 바꿔놓았다"며 "수요는 계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다른 모델들도 후광 효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화웨이가 애플을 타깃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 재진입하면서 중국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화웨이는 내년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플래그십 시리즈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어 애플을 직접 공략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올 하반기부터 반등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이 내년 본격 성장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간 시장을 주도했던 애플 대신 중국 브랜드가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화권 스마트폰 시장의 재고는 정상화됐고, 수요는 바닥에서 올라왔다"며 "특히 내년 화웨이의 연간 출하량은 7500만대 수준이 예상되며, 대부분의 물량이 중국 내에서 소진됨을 감안했을 때 화웨이가 늘어나는 부분만 감안해도 중국 내에서 유의미한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애플 수요는 점진적으로 소폭 둔화되고 있으며, 화웨이의 부활과 함께 중국 내 매출 부진이 심화되는 등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폴더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 반등을 노리던 삼성전자도 중국의 '애국 소비' 정책으로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대 미만으로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폴더블폰 부문에서는 올 3분기 점유율 21%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1위 화웨이(34%)와의 격차는 크게 벌어진 반면, 오포(16%) 등과는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중국 브랜드들이 자국 시장을 바탕으로 폴더블폰 개선하며 해외 시장까지 영향력을 키울 경우 삼성전자의 글로벌 폴더블폰 점유율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업계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 시장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의 주도권이 삼성전자에서 중국 브랜드로 넘어가는 듯한 모습"이라며 "중국 브랜드들이 올해부터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고, 시장 참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모델 수가 늘어나면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은 1000만대로, 지난해 수준에 그치면서 점유율도 지난해 78%에서 올해 60%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화웨이, 오포 등 중국 브랜드들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으며, 이들은 원가 뿐만 아니라 제품 경쟁력도 뒷받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