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급증하던 2020년경 무인 밀키트 매장 잇따라 오픈엔데믹에 외식인구 늘며 매장 수 감소… 일부 브랜드 가맹사업 철수"경쟁 심한 데다 관리 어렵고 밀키트 자체 인기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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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밀키트 무인매장이 있기는 하지만 종류가 많지 않고 외출이 번거로워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편입니다."(경기도 고양시에 거주 중인 주부 A씨)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때는 외식이 꺼려지고 배달음식도 믿을 수 없어 밀키트 매장을 종종 찾았는데, 최근에는 외출이 잦아지며 매장을 찾을 일이 없어졌습니다. 인근 매장들도 많이 폐업한 것 같아요."(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 중인 주부 B씨)
엔데믹에 무인 밀키트 매장 인기가 급속도로 식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외식인구가 급증한 데다 온라인 밀키트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 등록취소리스트에 따르면 데일리쿡밀키트앤디저트하우스의 '데일리쿡' 브랜드는 11월 가맹사업철수를 결정했다.
2021년 사업을 시작한 데일리쿡은 최근까지 전국에 23개 가맹점을 운영해왔다.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던 밀키트 전문 매장으로, 경기도 주거단지 위주로 가맹사업을 펼쳐왔다.
주식회사 맛있는수다가 운영 중인 밀키트 무인 매장 '집밥뚝딱'도 2021년 매장 수 158곳에서 2022년 164곳으로 몸집을 키웠지만 최근 홈페이지에 기재된 매장은 71곳에 불과하다.
디엔에프씨가 2020년 론칭한 무인 프랜차이즈 담꾹은 2021년 매장수를 423개까지 확대했지만 현재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국 매장 수는 371곳으로 2년 전보다 감소했다. -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무인 밀키트 전문점 수는 662곳이다. 전체 무인점포의 약 10% 가량을 차지한다.
무인 밀키트 전문점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2020년경 급속도로 늘어났다.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며 밀키트 전문점 뿐 아니라 세탁소, 스터디카페, 사진관 등 무인점포 등의 인기가 급증하던 시기다.
당시에는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히든카드로 꼽히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련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 다양한 브랜드가 한 번에 생겨나며 경쟁이 심화됐고, 야채류 등 신선식품을 포함하는 밀키트의 유통기한이 짧은 편이라 관리가 어려운 사업에 속한다"고 귀띔했다.
인건비가 최소화한 대신 임대료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도 폐업 원인으로 꼽힌다. 유동인구가 밀집한 지역에 입점해야하기에 배달음식 매장 등에 비해 월세가 높은 편에 속한다는 것.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밀키트 출시 초기 '누구나 집에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라는 콘셉트가 주효했으나, 이제 그마저도 귀찮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아예 HMR이나 반찬가게 등 완제품을 찾는 추세"라며 "특히 엔데믹 이후 외식업장 이용이 자유로워진 것도 (무인 밀키트 매장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