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여행수요에…LCC, 분기 최대 실적 등 약진신생·기업회생 졸업 항공사도 시장 안착 성공개문 비행·기체 결함 등 안전관리 소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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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올 한해 항공업계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서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3년간 쌓였던 여행 심리가 엔데믹 전환과 동시에 급격히 팽창하면서 항공사들은 매 분기마다 흑자 행진을 기록, 실적을 대폭 개선했다.

    다만 사상 초유의 개문 비행 사고와 같은 기내 불법행위와 잦은 기체 결함 발생으로 안전 관리에는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LCC, 3년 만에 맛 본 달콤한 흑자 행진

    올해는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코로나19 3년 내내 적자를 봤던 LCC는 엔데믹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올해 1분기부터 기록적인 실적을 거두며 부활을 알렸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주요 LCC들은 3분기까지 일제히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벽하게 회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올 3분기 별도기준 매출 4368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 이후 4개분기 연속 흑자 유지에 성공한 데다 2005년 창사 이래 역대 3분기 최고 실적이다.

    진에어 또한 4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진에어는 올 3분기 별도기준 매출 3225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은 1년 전보다 85%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451억원, 영업이익 346억원을 보였다.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1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3분기 누적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양사는 각각 올 3분기 영업이익 178억, 433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영업이익률은 각각 23.5%, 18.8%를 차지하며 국내 항공사 가운데 1, 2위를 차지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동안 실적을 견인해온 화물 특수는 막을 내린 모습을 보였다. 다만 본인인 여객 부문의 정상화를 이루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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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수요 폭발에 신생·기업회생 항공사도 ‘쑥’ 

    높은 여행 수요는 신생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와 기업회생을 마무리한 이스타항공에는 반가운 호재로 작용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3분기 매출 1296억원, 영업이익 217억원을 기록했다. 회사가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한 것은 창사 6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3분기까지 미국 LA와 뉴욕,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정기 노선과 바르셀로나, 오슬로 전세기 등을 운영했는데, 평균 86.3%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LA와 뉴욕 등 미주 노선에서만 전체 여객의 33.1%인 총 15만 8519명의 승객을 태우며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3월 기업회생 절차를 졸업하고 재운항을 시작한 이스타항공도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순항 중이다. 

    회사는 올해 3월 말 운항 재개 이후 이달 9일 기준으로 누적 상업 운항 편수 1만편을 돌파했다. 이 기간 이스타항공이 공급한 좌석수는 총 189만석이며 탑승객 수는 약 178만명에 달한다. 평균 탑승률은 94%다.

    올 초 이스타항공이 내건 매출 목표 또한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가 내건 올해 매출 목표 1460억원이다.
  • ◇ 개문비행에 발칵… 안전 문제 소홀 지적 

    항공사들의 실적 행진과는 대비되는 모습으로 올해 기내 불법행위 등 항공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5월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인 상공 200m 지점에서 한 승객에 의해 비상구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불과 3주 만에 제주항공 탑승 승객이 1만 피트 상공에서 항공기의 출입문을 개방하려는 시도가 발생하면서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사고에선 다행히 큰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만큼 안전체계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잦은 기체 결함 발생으로 인한 결항, 지연 사례가 속출하면서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개월 동안 기체 결함으로 여섯 차례나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제주항공은 이륙 이후 엔진에서 결함이 발견돼 회항한 것이 4월, 10월, 11월 등 올해만 모두 3차례다.

    진에어도 7월 타이페이, 8월 삿포로, 9월 오사카 등 기체 결함에 따른 운항지연 소식이 이어졌으며 에어부산은 8월말부터 9월초까지 일주일 사이 기체 결함이 3차례나 발견됐다. 각각 운항지연, 결항, 회항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