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건너뛴 마이크론, 내년 5세대 공급 준비중..."내년분 이미 매진"먼저 '완판' 선언한 SK하이닉스, TSV 라인 세팅하며 시장 선도 '속도'삼성, 내년부터 '본게임'...1등 기술력·생산능력 앞세워 선두 탈환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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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도 AI(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수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내년 생산 예정분이 이미 완판됐다고 밝히면서 내년 HBM 시장이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선두로 올라서기 위한 삼성의 절치부심도 내년 HBM 시장 관전 포인트다.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HBM 시장 1위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 마이크론도 내년 HBM 생산 예정분이 모두 매진됐다고 밝혔다.지난 20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2024년 1분기(9월~11월) 실적발표를 통해 5세대 HBM3E를 내년 초부터 대량 생산에 나서고 덕분에 2024년도에 수억 달러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우리가 내년 1년 간 공급할 수 있는 HBM 물량은 현 시점 이미 매진 상태"라고 말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었다.마이크론은 4세대 HBM인 HBM3 생산을 건너 뛰고 5세대인 HBM3E 생산에 주력하며 준비해왔다. 대만 타이중 지역에 고급 테스트 및 패키징 시설을 신설하고 HBM3E 대량 생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실적발표에서 이 계획의 이행 상황을 공식적으로 공유한 것이다.이에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생산분 HBM이 완판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만큼 차세대 제품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지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현시점 기준 내년 HBM3와 HBM3E 생산분이 모두 완판됐고 고객들의 추가 문의도 많은 상황"이라며 "고객과 시장의 반응에 따르면 HBM3E 점유율도 당사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HBM 시장에서도 우위를 자신했다.지난해 AI 반도체 투자 붐이 일며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HBM시장은 최대 고객사인 미국 엔비디아가 내년 1월 중 HBM3E 공급사를 확정하고 자사 신제품인 B100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며 연초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게다가 내년 HBM시장이 기존의 2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뒤따르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메모리 3사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지면서 올해 기준 9% 수준에서 내년 18%를 넘길 것으로 봤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26년~2027년에는 HBM 시장이 50억 달러(약 6조 50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SK하이닉스에 이어 3위 마이크론도 HBM 경쟁력을 과시하면서 메모리 시장 1위 삼성에도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삼성은 SK하이닉스 대비 HBM 시장 대비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차세대 HBM을 공급하기 위한 시험 생산을 지속 추진하고 있어 내년에 최종 공급사로 확정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다만 삼성도 본격적인 HBM 생산에 나서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SK하이닉스를 단숨에 넘어서는 저력을 보여줄 것이란 의견도 설득력을 얻는다. 현재 HBM 시장에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며 얼만큼 생산능력(CAPA)를 확보했는지가 관건이다. 시장이 무르익을 수록 투자 여력과 생산능력을 갖춘 곳이 결국 승자로 올라설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적 평가다.이런 까닭에 현재 삼성과 SK하이닉스에서는 HBM 생산능력 확장에 역량을 총 동원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천안캠퍼스에 신규 패키징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여기에만 7000억~1조 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SK하이닉스도 HBM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핵심으로 꼽히는 TSV(Through Silicon Via)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청주 팹 유휴공간에 건설에 들어갔고 관련 인력들을 모집하기 위해 사내 지원과 조직개편을 시행하는 등 만만의 준비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