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 하단 3.39% vs 변동 하단 4.37%단기 선호에 장단기 금리差 거의 없어은행채-주담대 지표금리도 좁혀져
  • ▲ 시중은행 현금인출기(ATM)ⓒ연합뉴스
    ▲ 시중은행 현금인출기(ATM)ⓒ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국내 시장금리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다만 경기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장단기 금리가 역전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5년 고정)금리는 연 3.39~5.42%로 집계됐다. 금리 하단 기준으로 지난 2021년 9월 말 이후 2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반면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37~6.89%로 하단이 0.98%p 높다. 당장 자금이 필요한 예비차주 입장에서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고정과 변동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은 채권시장에서 단기자금이 대접받고 있어서다.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0.75%p 가량 하향조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한국은행도 하반기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방망이를 짧게 가져가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의 경우 6개월 만기는 연 3.9% 금리를 제공하지만, 1년 만기 상품은 연 3.75%로 0.15%p 낮다. NH농협은행 정기예금도 6개월 만기 상품이 1년 만기 상품보다 0.1%p 유리하다. 은행도 만기가 짧은 자금을 선호하는 셈이다.

    향후 고정금리 상품이 변동금리에 비해 더 유리해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변동금리에 반영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연 3.756%로 고정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5년물(3.793%)와 0.037%p에 불과하다. 지난달 초 연 4.149%(1년물)과 연 4.734(5년물)로 0.585%p 차이를 보이던 것에서 0.548%p 격차가 좁혀졌다.

    장기물에 비해 단기물 금리가 높아지는 현상은 통상 경기침체 전조증상으로 여겨진다. 시중 자금이 미래에 투자하는데 머뭇거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이달 발표한 내년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경기침체 전망에도 물가는 쉽사리 잡히지 않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성장률을 2.1%로 전망했지만, 이는 IT 수출이 회복됐기 때문으로 이를 제외한다면 1.7%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물가가 상당히 둔화됐지만, 마지막 한걸음이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