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고문 측 공개매수, 8.83%만 응해양측, 금융당국에 조사 요청하며 대립조양래 명예회장 한경후견인심판 등 변수
  • ▲ 최근 진행된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에서 조현범 회장(오른쪽)이 조현식 고문에 승리를 거뒀다. ⓒ연합뉴스
    ▲ 최근 진행된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에서 조현범 회장(오른쪽)이 조현식 고문에 승리를 거뒀다. ⓒ연합뉴스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장남 조현식 고문 측이 법적대응 등 불씨가 남아있어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가 이달 5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당초 조 고문 측은 이번 공개매수에서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 지분율은 8.83%에 그쳤다. 

    조 고문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18.93%를 갖고 있으며, 조 명예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0.81%, 차녀 조희원씨는 10.61%다. 합산하면 30.35%다.

    반면, 조 회장은 42.03%를 보유 중이며, 조 명예회장(4.41%), 효성첨단소재(0.75%)까지 합하면 47.19%에 달한다.   

    조 고문 측은 1주당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상향했지만 조 명예회장과 효성첨단소재가 지분 매수에 나서면서 조 회장을 지원하자 분위기 반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앤컴퍼니는 전날 입장문에서 “이번 공개매수 사안에 대한 주주분들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매수에서는 조 회장 측이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조 고문 측이 법적 대응 등으로 공방을 이어가면서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승부수를 날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 고문 측은 “공개매수에 실패했지만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계속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 ▲ 조 고문 측은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 등을 부각시키며 분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 조 고문 측은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 등을 부각시키며 분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우선 양측은 이번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선행매매 공방을 벌이면서 각각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조 고문 측은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에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시세조종 등이 의심된다면서 자본시장법 위반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이달 7일부터 한국앤컴퍼니 주식 4.41%를 매입했다. 조 고문 측은 조 명예회장이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높은 단가로 주식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회장 측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발표 이전에 벌어진 선행매매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해 유사한 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맞불을 놨다. 

    또한 내달부터 재개되는 조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인심판도 변수로 꼽힌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2020년 6월,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 전량(23.59%)을 조 회장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에 조 명예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당시 조 이사장은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지난해 4월 1심에서는 조 이사장의 청구가 기각됐고, 조 이사장은 바로 항고했다. 2심은 내달 열릴 예정이며, 양측 간 날선 공방이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조 고문 측은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부각시키며 반전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내년 3월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에서 우호 인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계열사 부당지원 등의 혐의로 구속된 후 재판을 받다가 11월 말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이후에도 조 회장은 공판에 출석하며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조 회장 측에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해소하기 위해 지분을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50% 이상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지분 매입에 나설 수 있지만 현재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