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한국경제 희망을 다시 쏜다] 증권가 신년 코스피 예상밴드 2200~2850선 주도업종 반도체 실적 따라 증시 상승 탄력연준 금리인하 시점·정치 이벤트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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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새 희망을 품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째 되는 해이자 여러 의미로 중요한 총선이 열리는 해이다. 한국 경제를 보면 올해도 녹록잖은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밖으로는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미 대선이 치러진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그에 따른 경제 블록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금리 인하가 기대되지만, 그 시기를 두고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여전한 고물가 기조와 실업 한파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계대출 급증, 저출산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한가득이다. 새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새 희망을 쏘아 올릴 성장 모멘텀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註>
새해 증시는 업황 개선 전망이 밝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낙관론이 우세하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는 2200∼2850이다.
상단을 가장 높게 잡은 증권사는 대신증권(2350∼2850)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코스피 30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KB증권(코스피 밴드 상단만 2810으로 제시)과 신한투자증권(2200∼2800)도 코스피가 2800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2300∼2750)·NH투자증권(2300∼2750)·삼성증권(2200∼2750)은 올해 코스피 고점을 2750선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2350∼2700)은 지수 상단을 가장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신년 증시를 주도할 업종은 반도체로, 이에 따라 증시가 탄력적인 상승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올해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더해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주가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AI 기술 발달에 따른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에 힘입어 작년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 상단을 기존의 2650에서 2750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등의 이익 개선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지지 않은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연말 국내 반도체 산업은 생산과 출하량 측면에서 큰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 산업의 생산 지수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반등을 이끈 것은 제조업으로 이 중 반도체 생산량은 전월보다 12.8%, 반도체 출하도 전월에 비해 30.2% 늘었다.
이경민 연구원은 "실적과 업황의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주고 시장 주도력이 있는 업종은 역시 반도체"라며 "1분기에는 중국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며 한국 반도체도 모멘텀을 회복하는 시기이고, 3분기에는 반도체 사이클 상승 모멘텀이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꼽았다.
국내 증시가 이미 지난 연말 금리인하 기대감을 과도하게 선반영한 측면이 있어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는 4월 국내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도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의 뒤늦은 경기 둔화, 연준의 고금리 동결 대응 지속, 산발적인 신용·금융 불안, 중국 매크로에 대한 비관론, 11월 미 대선 관련 정치 리스크 등 명시적인 부정적 요인이 많을 것"이라며 "신년 증시는 위기보다 기회가 더 크게 주어지겠지만 그렇다고 국내 증시가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설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