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요예측 첫 주자 한화에어로, 1조4천억원 몰려 흥행'연초효과'에 후발주자 자금조달 기대 커져태영건설 시장 영향 제한적…등급별 차별화 현상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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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워크아웃(재무개선 작업) 여파에도 연초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회사채 시장 순항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회사채 시장 첫 주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면서 후발주자들의 자금 조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사태 여파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용등급별 차별화 현상은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올해 회사채 시장의 첫 주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엔 1조42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2000억원 규모였던 모집액의 7배에 달하는 주문이다.
800억원 규모의 3년물에 1조400억원이 몰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600억원 규모의 2년물에 2800억원, 600억원 규모의 5년물에 1000억원이 각각 접수됐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대 4000억원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를 늘릴지 검토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기존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다.
올해 첫 발행주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채권시장의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면서 연초 회사채 시장의 가늠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시선이 쏠렸다.
수요예측이 흥행한 건 K-방산에 대한 높은 관심과 풍부한 유동성 덕분이다.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통상 연초 기관이 상대적으로 넉넉히 자금을 푸는 '연초효과'가 더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대 이상의 선전에 후속 주자들의 수요예측에도 시선이 쏠린다.
오는 5일 한화솔루션(AA-), LG유플러스(AA)는 각각 최대 3000억원, 2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미래에셋증권(AA)과 미래에셋자산운용(AA), 신세계(AA), KCC(AA-), 롯데쇼핑(AA-), HL만도(AA-), 현대건설(AA-) 등 우량 등급 기업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전문가들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가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큰 틀에서 시장 전체를 교란할만한 이벤트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리하게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행 사업을 확대한 결과로 인한 개별회사 특유의 요인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순 있겠지만 이 리스크는 1개월을 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개별 기업 신용이벤트는 크레딧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오래가지 않는다"며 "과거 사례를 비춰봤을 때 이벤트 발생 1주 후 스프레드(국고채·회사채 금리 격차) 상승을 보인 경우는 약 53%지만 1개월 후 스프레드 상승까지 연결된 경우는 약 34%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종·등급 간 양극화가 커질 수 있다. AA급 우량채들은 무난히 증액 발행까지 예상되지만 업종에 따라 온도차가 생길 수 있단 분석이다.
김상만 연구원은 "상·하위 등급 간 차별화는 이전에 비해 심화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이같은 현상은 특히 회사채·여전채(캐피탈채)섹터에서 두드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