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효과 노린 기업들, 회사채 발행 채비 속속한화에어로·미래에셋증권·신세계 등 1월 수요예측회사채 투심 개선에도 옥석가리기 심화 전망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기관들이 지갑을 푸는 '연초 효과'를 노린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채비에 속속 나서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계획이 줄줄이 잡혔다. 

    첫 주자는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다. 최대 4000억원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내달 11일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요예측일은 3일로 잡았다. 한화솔루션(AA-)은 최대 3000억원 규모, 한화에너지(A+)은 최대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내달 목표로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AA)는 2년물과 3년물, 5년물로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5일 발행을 목표로 5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 증액발행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셋증권(AA)과 미래에셋자산운용(AA)도 내달 초를 목표로 각각 3000억원, 1500억원 규모로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신세계(AA)도 내달 10일 수요예측을 통해 18일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KCC(AA-), 롯데쇼핑(AA-), HL만도(AA-) 등이 연초 수요예측에 돌입할 예정이다. 

    연초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쏠리는 건 새해에 기관이 상대적으로 넉넉히 자금을 푸는 연초효과를 노려서다.

    무엇보다 내년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회사채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연초부터 대규모 발행 물량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내년 회사채 발행은 올해보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큰 가운데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지난해 대비 70조원 규모로, 회사채 차환을 위한 추가적인 발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 4월 국내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기업의 조달 움직임을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책이 총선 이후 기점으로 변화할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회사채 만기도래가 집중되면서 연초 발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조달 금리가 낮아질 수 있지만 4월 이후 부동산 PF 리스크를 소화해낼 때까지 신용 경계감이 확대되면서 크레딧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이에 연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기관 매수세가 유효한 연초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 회사채 시장은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량 기업들은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비우량 기업들은 여전히 고금리의 덫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에서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내년 크레딧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양극화의 장기화"라면서 "특히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한 국채 금리 하락이 AA등급 이상의 우량등급 회사채에 대한 매수세를 확대시키더라도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까지 그 온기가 확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