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찬성 75% 넘겨…대형 건설사 워크아웃 10년만3~4개월간 기업개선계획 수립해야… 4월 2차 협의회우발채무‧자구안 이행 관건… 우발채무 확대 가능성 존재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확정되면서 채권단 주도로 태영건설 사업‧재무구조 개선 프로그램이 시작된다.태영건설과 채권단이 워크아웃 확정 직전까지 자구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오다 극적 동의에 이른 만큼 앞으로 태영건설의 적극적인 고통분담 행보와 숨겨진 우발채무 여부가 기업개선계획 확정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KDB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11일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투표(서면결의)를 통해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에 합의했다. 대형 건설사의 워크아웃은 2013년 쌍용건설 사태 이후 약 10년 만이다.워크아웃은 신용공여액 기준으로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어야 개시되는데 이미 개시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산업은행은 이날 자정까지 투표를 진행한 뒤 12일 오전에 집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태영건설은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채권단과 자구안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배짱 행보를 보였다.당초 태영그룹은 4가지 자구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원 투입,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을 내놓았다.그러나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중 일부(890억원)를 납부하지 않는 등 거액의 빚 탕감을 바라면서도 스스로 고통분담자세를 보이는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을 거론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결국 태영그룹이 논란이 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잔액인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했고, 계열사 자금조달 등 추가 자구안도 발표하며 채권단의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내는 등 분위기가 반전됐다.워크아웃이 개시됨에 따라 태영건설과 채권단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사업장별 진행 단계와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PF대주단과 공공·환경 등 경쟁력이 있는 사업 중심으로 재편에 착수한다.이날부터 채권단은 최대 4개월간 채권 행사를 유예하고, 이 기간 회계법인을 선정해 자산부채 실사를 진행한다. 다만 만기연장을 제외한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은 없어 태영건설은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해결하고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비용절감안을 주채권은행에 제출해야 한다.주채권은행은 경영정상화 방안(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4월 11일 2차 협의회에서 채권단 결의로 이를 확정한다. 개선계획이 결의되면 5월11일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해 채권자 협의회와 태영건설이 특별약정(MOU)을 체결하는 수순을 밟는다.
-
태영건설이 채권단 막판 설득에 성공하며 워크아웃의 막이 올랐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실사과정에서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우발채무가 발견되면 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2013년 당시 워크아웃에 들어간 쌍용건설의 채권단은 실사 과정에서 1100억원 가량의 추가적인 PF 관련 우발채무를 적발한 바 있다. 때문에 쌍용건설의 경영정상황 지원액이 더 늘어나기도 했다.티와이홀딩스에 따르면 현재 태영건설 보증채무 9조5044억원 중 유위험 보증채무(우발채무)는 2조5259억원이다. 이중 브릿지 보증이 1조2193억원, PF 분양률 75% 미만 보증이 1조3066억원 규모다.그러나 실사를 통해 애초에 무위험보증으로 분류된 보증채무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태영그룹이 앞서 제시한 자구계획을 얼마나 이행하는지도 관건이다.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계획을 제시했다. 이후 “필요한 때”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추가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