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JP모건서도 합병추진 발언… 3년만에 실현투자형 지주사의 대표주자 SK 참고할 듯셀트리온홀딩스 자금 확보해 유망 바이오기업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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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4년만에 복귀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를 투자사로 활용하겠다는 ‘깜짝 발언’을 남겼다.투자형 지주사는 직접 기업에 지분투자를 한 뒤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그룹가치를 제고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 이슈가 남아있는 데다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의 역할 변화까지 예고되면서 앞으로 셀트리온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트랙에 참석했다.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셀트리온은 본업을 하고 지주사(셀트리온홀딩스)가 투자사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 회장의 구상대로라면 그동안 셀트리온 등 사업 자회사를 지배함으로써 배당수익 등을 챙겨온 셀트리온홀딩스는 향후 투자, M&A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 창출 및 그룹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은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개발을 하면서 후보물질 도입 또는 기술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투자를 해 왔다.서 회장이 깜짝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4년 전인 2020년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내부적으로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발언 이후 3년이 지난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 전략을 공식 발표했고 12월28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친 통합 셀트리온을 출범시키며 현실화했다.셀트리온홀딩스는 투자형 지주사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SK의 행보를 참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7년 지주사 SK의 역할을 사업형 지주사에서 투자형 지주사로 전환했다. 이후 바이오와 그린, 디지털, 첨단소재 등 4대 포트폴리오를 기본 축으로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며 2025년까지 시가총액 140조원 규모의 투자형 지주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손자회사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기도 했지만 SK의 과감한 지분투자와 기업 인수합병(M&A) 효과에 힘입어 SK그룹은 2022년 처음으로 현대차를 제치고 보유자산 기준 재계 순위 2위에 올랐다. SK그룹은 지난해 8월 기준 계열사 수가 201개로 주요 대기업 중 가장 많은 계열사를 두고 있다.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투자형 지주사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운용가능한 재원이 충분해야 하는데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유동자산은 450억원에 그치고 있어 자금 조달방법에 의구심을 보낸다. 최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해 탄생한 통합 셀트리온이 보유한 유동자산은 4조3175억원에 이른다.SK도 지난해 9월말 기준 23조188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포함해 68조8817억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를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그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셀트리온홀딩스를 상장시켜 확보한 자금으로 100조원 이상의 헬스케어펀드를 조성해 가능성 많은 바이오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