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어기면 보조금 배제예외 인정 비율·시기 온도차일본 파나소닉 여유… "5% 미만"대비 늦은 현대차·LG엔솔 "비중 10% 미만"으로SK온 "2027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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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산 광물을 배제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도입한다. 의견수렴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보다 규제 기준 및 도입 시기를 더욱 강하게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대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2025년부터 IRA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에 중국산 광물이 들어가면 안 된다.중국산 광물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업계의 특성을 고려해 미국 정부는 예외 조항을 둘 예정이다. 중국산 광물이라도 배터리 총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low-value) 광물에 한해서는 일시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가치가 낮은 광물은 워낙 추적이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은 지난 18일 미국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기준으로 ”5%·2025년 이후”를 제시했다. 중국산 광물이더라도 배터리 내 핵심 광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이면 이를 허용하고, 2025년 이후부터 규제를 시행하자고 제안한 것.파나소닉은 의견서에서 “전해질 첨가제에 들어가는 리튬, 바인더에 들어가는 형석은 배터리 핵심 광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미만”이라며 예외 조항 적용을 제시했다.반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파나소닉보다 더 느슨한 기준을 요구했다. 양사는 파나소닉과 같은 날 제출한 의견서에서 기준으로 “10%”를 제시했다.현대차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근거로 10%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의견서에서 “한미FTA 6.6조를 보면 관세 기준 변동 시 품목 가치의 10%를 차지하는 원료가 변동된 관세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충족된 것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LG에너지솔루션도 10%를 제시하며 특히 양극재 핵심 소재인 코발트,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에 예외 규정을 적용해달라고 촉구했다. 10%에 대한 근거는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제조사와 1, 2단계 (원재료) 공급사는 통상적으로 계약 관계가 아니다”라며 “원산지 정보 등 이들로부터 협조를 구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extremely difficult) 거의 불가능(almost impossible)하다”며 강력 반발했다.LG에너지솔루션의 격한 반응은 파나소닉이 “어렵다(difficult)”는 절제된 단어를 쓴 것과 대비된다.한편 SK온은 아예 규제 적용 시기를 2025년이 아닌 2027년으로 2년 늦춰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90% 이상인데, 비중국 흑연 공급사를 확보하고 중국 외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최소 3~4년이 걸린다고 호소했다.SK온은 “새로운 흑연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더라도 비중국 음극재 제조사들은 북미 수요를 3분의 1정도 밖에 맞추지 못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업계 관계자는 “최소 일본 파나소닉의 기준을 따라가야 미국 정부의 불똥을 피할 수 있다”며 “현대차가 테슬라와 경쟁 관계에 있고,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