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화학·제약 융합 모델로 獨 바이엘·日 스미토모 제시임종윤, 美 애보트 구상… 한미·코리·디엑스앤브이엑스 결합'OCI-한미' 통합 추진 위한 주주 설득 바로미터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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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미래전략 사장이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통합을 놓고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미약품그룹의 미래에 대해서도 엇갈린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두 그룹의 통합 추진 여부를 놓고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을 설득시키고 포섭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한 만큼 이들의 지향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OCI-한미 통합 이후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로 독일의 바이엘, 일본의 스미토모화학 등을 제시했다.이 회장이 바이엘과 스미토모화학을 롤모델로 제시하면서 제약산업에 뛰어드는 것은 화학사업만으로 성장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이 회장은 글로벌 미래 먹거리사업으로 떠오른 제약바이오사업에 관심을 가져왔는데 OCI홀딩스를 통해 2022년 3월 부광약품 지분 약 11%를 1461억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11월에는 이 회장-유희원 각자대표체제에서 이 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부광약품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다만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큰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5위권의 제약기업인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을 통해 본격적으로 화학·제약사업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이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 통합 후 지향점으로 제시한 바이엘과 스미토모화학 모두 화학산업과 제약바이오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회사다.바이엘의 경우 1863년 설립돼 160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염료와 해열제 ‘아스피린’ 개발을 시작한 뒤 1920년대부터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며 석유화학사업과 제약사업을 키웠다. 2014년에는 미국 제약사 머크의 일반의약품 사업부를, 2016년에는 미국 최대 종자회사 몬산토를 인수하기도 했다.현재 제약사업(전문의약품)과 소비자건강사업(일반의약품), 화학업종으로 분류되는 작물과학사업 3개 사업부문을 두고 있으며 2022년 507억3900만유로(73조6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물과학사업부가 매출의 50%를, 제약사업이 38%, 소비자사업이 12%의 매출을 각각 냈다.스미토모화학도 1913년 설립돼 지난해 창립 110주년을 맞았다. 비료생산사업에서 시작해 1940년대 염료와 원료의약품, 알루미늄으로 사업을 다각화했으며 1950년대에는 석유화학사업에까지 뛰어들었다. 제약사업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해 2005년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의 제약사업은 자회사 스미토모제약이 맡고 있으며 당뇨, 신경정신계 질환 의약품과 질병진단기기 사업을 한다.스미토모화학의 2022년 매출은 2조8952억엔(26조1300억원)이며 이 중 석유화학사업이 약 30%를 차지한다. 건강·농업사업이 21%, 제약사업이 20%, 정보전자화학이 15% 등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OCI-한미 통합 저지를 추진하는 임 사장은 미국 제약사 애보트를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모습으로 그리고 있다.임 사장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코리그룹과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의 헬스케어 및 진단,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역량과 접목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임 사장은 최근 “코리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제2의 현대차-기아차’ 모델과 같이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발전하면 사업적으로는 애보트, 패밀리브랜드는 존슨앤드존슨(J&J)으로 표현될 수 있다”면서 “코리와 한미가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헬스케어그룹으로 통합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애보트는 1888년 설립됐으며 당뇨, 심혈관 질환, 영양식품, 진단, 혈당관리기기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로 유명한 애브비가 애보트에서 분사됐다. 2022년 글로벌 매출 437억달러(58조3800억원)를 올렸다. 진단사업에서 165억8400만달러, 의료기기사업에서 146억8700만달러, 영양식품사업에서 74억5900만달러, 의약품사업에서 49억1200만달러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