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심문기일에도 공방 치열한미사이언스 "OCI홀딩스과 졸속 협상 아냐"임종윤·종훈, "외부에서 경영권 분쟁 인지했다"재판부, 13일 심리종결 예정… 주총 전 매듭 지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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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약품 제공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한미사이언스가 6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 2차 심문에서 재격돌했다. 

    지난달 21일 진행된 1차 심문기일에 이어 이날 2차 심문기일에서도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상대로 신주를 발행한 행위의 필요성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이외 자금조달 방법은 없었는지, 최근 일련의 사건들에서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서 중요 쟁점으로 부각된 ‘경영권 분쟁 상황’ 여부 등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뤄졌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OCI홀딩스에 신주를 발행해 OCI그룹과 통합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 신약 R&D(연구개발) 자금 조달, 상속세 문제 해결 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속세 납무 문제로 커지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결함으로써 한미사이언스 기업가치는 오히려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졸속으로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상속세 문제 해결’이라는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OCI그룹을 급하게 끌어들였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 차원이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2021년 12월 OCI그룹과 협업을 검토한 바 있으며 2023년 1월 OCI그룹과 협력방안을 재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부광약품과 부광약품의 자회사, CSO(영업대행사) 현황을 조사했고 올 1월 OCI그룹과 시너지를 분석했다고 부연했다. 

    OCI그룹과 협업을 검토한 과정을 공개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금호석유화학, 한국콜마, 솔브레인 등과 협업을 검토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이 경영권 이전을 초래할 수 있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대신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서 한미사이언스 측은 “상속세 문제로 자금 경색이 온 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오히려 악재로 판단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높은 할인율이 적용돼 자금 조달규모가 축소된다는 점도 짚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자회사 배당에 연명하는 지주사의 미래는 없다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을 탄탄히 하려면 OCI그룹과 같은 대기업과 제휴는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최근 10년 사이 최고 17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하락했는데 기업과 주주가치를 높이려면 뭔가를 해야하는 게 맞다”면서 “그런데 사업회사에 R&D 자금을 지원해 줘야 하는 지주사가 오히려 한미약품 배당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어 돈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사이언스 대주주가 나서서 이러한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재원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오히려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상속세 문제와 신약개발사 정체성 유지를 위한 R&D 자금 확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이 OCI그룹과 제휴다”고 부연했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은 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타계 후 송영숙 회장이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분쟁 상황이 지속됐음을 부각시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받기 위해서다.

    최근 경영권 분쟁 상황 중이었던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를 상대로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것에 대해 법원이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바 있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은 “임종윤 사장의 반대에도 송영숙 회장이 자신과 임주현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으며 임종훈 사장도 명시적으로 반대했음에도 계열사 한미정밀화학 사장으로 일방적으로 발령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임종윤 사장이 상속세 문제로 국내 거대 로펌에 자문을 구했는데 이미 송 회장에 자문 중이라는 이유로 이해충돌을 내세워 거절했다”면서 “경영권 분쟁 상황을 외부에서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번 신주발행 가처분 신청 사건을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이전에 매듭짓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재판부는 “오는 13일 심리종결하겠다”면서 “28일 주총이 예정된 것으로 아는데 그 전에 결론 내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