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5000포인트 대까지 추락은행 5곳·증권사 7곳 현장 검사 진행다음달 검사 결과 발표 예정
  • ▲ 길성주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이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홍콩 지수 기반 ELS 피해 사태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길성주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이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홍콩 지수 기반 ELS 피해 사태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민원이 3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설 연휴 이후 해당 상품의 주요 판매사에 대한 추가 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에 대한 분쟁조정·민원 신청 건수는 약 3000건에 달했다.

    올해 들어 홍콩H지수 ELS에서 원금 손실이 본격적으로 확정되면서 민원도 폭증하고 있다. 이는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가 반 토막 난 탓이다.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우량 중국 국영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2021년 초까지만 해도 1만~1만2000포인트에 달했지만, 지금은 5000포인트 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통상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고,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통상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홍콩H지수 ELS의 손실은 앞으로 훨씬 더 불어날 공산이 크다. 홍콩H지수가 고점이던 2021년 판매된 상품들의 만기가 이제 속속 돌아오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중 79.6%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

    금감원은 당초 지난 2일까지로 예정됐던 주요 판매사에 대한 추가 현장 검사를 결정했다. 금감원은 지난 달 8일부터 주요 판매사인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은행 5곳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투자·키움·신한투자 등 증권사 7곳을 대상으로 한 현장검사를 벌여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왔다. 추가 검사 대상은 KB국민은행 등 판매 규모가 큰 일부 회사로 한정될 수 있다.

    금감원은 다음 달 ELS 주요 불완전 판매 유형 등이 담긴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그에 따른 배상 기준안도 마련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풋옵션 매도와 같은 파생상품 구조화 상품의 은행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검사 결과를 본 뒤 필요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