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저가형 '투트랙 전략'으로LFP양산에 1조원대 투자… 울산사업장 유력이재용 회장 말레이 원통형 배터리 공장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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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전기차 한파 대응하기 위해 기존 프리미엄 전략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경기 둔화로 인해 저렴한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자 이에 적극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앞서 삼성SDI는 지난달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저가(low cost) 제품도 적극 수주해 지속적인 성장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저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LFP(리튬인산철) 제품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는 기존 삼성SDI가 고수했던 프리미엄 전략과 대비된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줄곧 “수익성 우위 질적 성장”을 주창한 바 있다.삼성SDI가 수주하려는 LFP 배터리는 수익성과는 다소 거리가 먼 제품이다.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무겁고, 성능이 낮아 주행거리가 짧은 보급형 전기차에 탑재된다. 그만큼 가격이 저렴해 수익성이 낮다보니 국내 배터리 3사가 생산을 꺼렸다.그간 삼성SDI는 리비안, BMW 등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고급 전기차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해 미국 정부의 보조금 없이도 국내 경쟁사 대비 호실적을 냈다.
하지만 수주전략이 바뀌면서 영업이익률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SDI 전지 부문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률은 4.5%였다.SDI의 전략 수정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해외출장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설 연휴기간 중 이 회장은 삼성SDI의 말레이시아 배터리 공장을 직접 방문했으며 줄곧 최윤호 대표가 밀착 수행했다.이 회장은 현장에서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현재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하는 말레이 사업장은 2공장 확장을 추진중으로 SDI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전략의 핵심 기지이다.
이런 가운데 SDI는 저가형 LFP배터리 생산시설 구축에도 나섰다. 지난달 울산시와 협약을 맺고 1조원대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르면 2026년부터 LFP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업계에서는 삼성SDI가 말레이 공장과 울산 사업장 확장을 통해 프리미엄과 함께 저가용 수요에도 대응하는 이른 바 투트랙 전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