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적용에도 작년 영업익 49%, 순익 12% 개선금융권 최초 '펨테크 연구소' 설립 등 여심 잡기 성공수익성 제고-건전성 안정화 등 체질 개선 효과도 톡톡나채범 대표, 임기 첫해부터 '히트'…재신임 기대감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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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해보험이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IFRS17 시행 첫해부터 호실적을 기록, 세간의 우려를 불식했다. 배경에는 나채범 대표이사 사장의 '여심 잡기'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안정화하면서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재신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14일 잠정실적보고서 분석 결과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순이익은 2113억원으로, 전년 1872억원에 비해 12.8% 증가했다.같은 기간 매출은 5조8844억원에서 6조754억원으로 3.24%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2048억원에서 3065억원으로 49.6% 신장했다.새로운 보험 회계기준 적용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앞서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해당 기준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라 일회성 손실이 반영되면서 전년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순이익은 513억원으로, 전년 1281억원에서 60% 급감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 역시 전년동기 3434억원에서 2537억원으로 26.1% 줄어들었다.무엇보다 나채범 대표의 여성특화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지난해 6월 금융권 최초의 여성 전문연구소 '라이프플러스(LIFEPLUS) 펨테크(Femtech)연구소'를 설립했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영문 합성어로, 여성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 기술과 상품, 서비스 등을 통칭한다.펨테크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의 생애주기와 건강을 고려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게 나 대표의 구상이었다.나 대표의 이 같은 계획은 첫 여성 전용 신상품 출시와 고객들의 호응으로 이어지며 성과를 거뒀다.실제 지난해 7월 임신·출산 관련 보장 혜택을 강화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을 출시, 보장성보험 단일상품 월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이 상품은 7월 13억원, 8월 11억원 등 두달간 총 24억원의 신계약 보험료를 거둬들였다. 7월 신계약 보험료는 보장성보험 단일상품 판매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한화손해보험은 이 상품을 시작으로 여성 전용 보험을 잇달아 출시하며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8월에는 출산 또는 육아 중인 여성 운전자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전용 안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화 운전자 상해보험'을 출시했다. 9월에는 여성 운전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가사도우미 지원금을 지급하고 가방·핸드백 손해까지 보장하는 '한화 여성플랜 자동차보험'을 선보였다.올해 첫 신상품으로는 여성 소비자들의 연령대별 보장 요구를 반영해 유방, 갑상선, 자궁 관련 질환의 검사부터 진단, 치료, 재발까지 패키지 형태로 종합 보장하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을 출시했다.이 상품은 유방암 진단비 특약, 난자동결보존시술비 선(先)지급 특약, 난소 기능검사(AMH) 및 난자동결 시술 우대 서비스를 신설해 올 들어 보험업계 첫 배타적 사용권 획득에 성공했다.뿐만 아니라 전체 보험 포트폴리오가 수익성 좋은 장기보장성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신계약 확대 등 수익성 지표 역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3분기 기준 보험계약마진(CSM)은 3조8442억원으로, 연초 3조7278억원에 비해 3.12% 증가했다. 전년동기 3조5550억원에 비해서는 8.13% 늘어났다. 신계약 CSM은 3분기 누계 기준 4695억원으로 △1분기 1333억원 △2분기 1597억원 △3분기 1766억원 등으로 분기마다 성장세를 지속했다.특히 보험계약에 내재한 수익성이 높은 수준이다. 3분기 기준 보험계약 부채 11조원 가운데 CSM 비중이 32.5%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나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여성 전문 보험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영업 경쟁력을 확대해 나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게다가 한화생명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는 등 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꼽히는 만큼 재무 측면에서도 안정성을 높였다.신지급여력비율(K-ICS)이 개선되면서 그간 발목을 잡았던 건전성 리스크도 완전히 털어냈다. 3분기 말 K-ICS는 283%다. 경과조치 적용 전의 경우 190%로, 2022년 말보다 37.1%p 개선됐다. 앞서 한화손해보험은 2022년 말 금융감독원 권고치 150%를 간신히 넘긴 바 있다.나 대표는 "전례 없는 금융의 혁신적 변화에 직면해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고객의 요구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며 "고객 니즈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자체 역량과 주변 생태계를 활용해 고객의 삶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라이프플러스'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