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전망 오락가락트럼프 '나토' 발언… 유럽발 방산 수요 기대바이든 '기억력' 리스크… IRA 폐지 가능성 키워국제 변동성 해소 대비책 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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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앞두고 방위산업 업계와 배터리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는 주요국 선거가 몰린 한 해인 만큼 수출기업들의 활로모색에 외교적·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15일 국방당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방산 기업 매출은 사상 처음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년도 매출 16조8300억원을 크게 상회한 실적이다.특히 수출 대상국이 다변화된 것이 주목된다. 2022년에는 폴란드 등 4개국과 거래를 텄지만, 작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핀란드, 노르웨이 등 12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수출 무기체계도 6개에서 12개로 폭넓어졌다.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에-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국가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무기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 2년간 수주 잔량이 24억달러에서 152억달러로 6배 이상 불어나기도 했다. 국내 방산업계는 사업무대를 동남아, 동유럽, 중동 등 세계 곳곳에 진출하고 있다.K-방산 영토는 올해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는데 미국 대선 레이스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토' 발언이 불을 끼얹었다.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을 향해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보호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전 유럽에 안보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의 안보강화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방산업계 관계자는 "3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임이 현실화되면 유럽의 안보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며 "폴란드를 비롯한 기존 거래 국가들과도 수주 계약 체결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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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배터리 업계… 바이든 '기억력'에 한숨지난해 투자자들을 환호하게 했던 배터리 업계 전망은 어둡다. 전기차 수요 둔화세가 예상보다 큰데다 최대 시장인 미국의 전기차 지원 정책 변동성이 큰 탓이다.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전년대비 55% 증가했지만, 월별 증가율을 보면 12월 24%, 올해 1월 19% 등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순수전기차(BEV) 기준으로는 9% 증가에 불과해 둔화 속도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이런 상황에서 터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억력 논란은 실적 악화 전망에 기름을 부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실패하면 작년 국내 배터리 업계 실적 개선에 핵심 역할을 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혜택을 더이상 받을 수 없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 진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최근 ABC방송이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하기에 너무 늙었다는 답변이 86%에 달하기도 했다.지난해 2조16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AMPC 45X) 6770억원을 반영한 것이다. 만약 이를 받지 못한다면 영업익은 1조4862억원을 줄어든다. SK온이 지난해 받은 세액공제 혜택도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친환경 전기차 전환을 이끌어 온 유럽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미하엘 토이어러 독일 운송부 장관은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2040년까지 화물차 CO2 배출 90%를 감축하기로 한 규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EU를 주도하는 독일의 이견은 오는 6월27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친환경 산업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첨단산업에 투자 중인 기업들이 국제 정세 변동성에 위축되지 않도록 안정적 수출 활로 확보와 외교 불확실성 해소가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