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HUG 분양보증 사고액 1조 원…13년 만에 최대1월 법원 경매 신청 1만619건 돌파…10년 반 만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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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에 공사비까지 치솟으면서 주택 사업자가 부도가 나거나 파산해 공사를 미처 마치지 못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의 신규 경매 신청 건수도 10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의 후폭풍이 경매시장에서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분양 보증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사고액은 1조12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다.

    분양보증은 시행사 또는 시공사가 부도·파산 등으로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HUG 주도로 공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분양 계약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분기별로 3월 말 기준 보증 사고액은 657억 원에 불과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9월 말에는 9815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HF) 사업자 보증 사고액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사업자 보증은 주택 사업자가 분양주택이나 임대주택 건설을 위해 대출 받고자 할 때 지원되는 보증이다.

    작년 말 기준 HF의 사업자 보증 사고액은 1791억 원(11건)으로 2004년 3월 HF가 사업자 보증 업무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이어진 데 따른 후폭풍은 경매시장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법원 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1만61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7월(1만1266건)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같은 1월 기준으로는 지난해 1월(6786건)에 비해서는 56% 증가했으며, 2013년 1월(1만1615건)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법원 경매 신청 건수는 채권자가 대출금 등 채권 회수를 위해 해당 월에 경매를 신청한 것이다. 실제 입찰에 들어간 경매 진행 건수보다 경제 상황을 빠르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상 법원에 경매 신청을 하면 감정평가 등을 거쳐 매각기일이 잡히기까지 평균 6개월가량의 시차가 발생하는 데다, 진행 건수에는 신청 건수뿐 아니라 앞서 여러 차례 유찰된 물건들도 함께 누적되기 때문이다.

    신규 경매 물건 수는 지난 2019년 10만 건을 넘었다가 2020년 9만2781건, 2021년 7만7895건, 2022년에는 7만7459건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부터 월간 경매 신청 천수가 8000건을 넘기 시작해 연간 신청 건수도 1만1147건을 기록하며 4년 만에 다시 10만 건을 넘었다.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 이유는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 여파, 매매 침체 등으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경매 신청이 늘어나는 가운데 유찰되는 물건은 쌓이면서 경매 진행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의 경매 진행 건수는 1만6642건으로 전월(1만3491건) 대비 23.4%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 등 주거시설의 경매 진행 건수는 7558건으로 전월(5946건)보다 27.1% 증가했다.

    업무·상업시설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업무·상업시설의 경매 진행 건수는 3612건으로 2013년 1월(3655건) 이후 11년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경매업계에서는 경매 물건이 증가하면 그만큼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과 낙찰가율, 응찰자수(경쟁률) 등 경매 주요 지표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