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정국불안 겹악재…"시장 분위기 잠잠"집권당 교체→정책변동 우려…관망세 심화 전망강남집값 2016년 박근혜 탄핵 때 일제 하락전환
  • 대출규제 직격탄을 맞은 부동산시장이 이번엔 탄핵쇼크에 맞닥뜨렸다. 시장에선 하반기 들어 본격화된 매수관망세가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미 서울과 수도권 매수세가 꺾인 가운데 정책 불안정 악재까지 겹치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상급지 시장마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미 강남3구와 마용성 집값은 상승폭이 빠르게 줄며 본격적인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부동산정책 변동가능성을 높여 상급지 거래위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강남3구를 포함한 서울 동남권 아파트값은 지난주 기준 3주째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

    강남구는 0.07%로 전주대비 오름폭이 0.05%포인트(p) 줄었고 송파구는 0.02%로 보합(0.00%)에 근접했다. 서초구는 0.07%로 전주대비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2주전(0.09%)보다는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마용성 경우 용산구는 0.05%에서 0.04%로 상승폭이 줄었고 마포·성동구는 0.02%로 보합전환을 목전에 뒀다.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던 고가단지에서도 하락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건영' 전용 84㎡는 지난 4일 25억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직전거래가인 35억원에서 한달만에 10억원이 빠졌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5차' 전용 82㎡도 지난 2일 두달전 거래가인 47억9800만원보다 1억9800만원 낮은 46억원에 손바뀜됐다.

    용산구 한남동 '현대하이페리온' 전용 197㎡는 지난달 16일 직전거래보다 1억3000만원 빠진 42억5000만원에 새주인을 맞았다.
  • ▲ 지난 1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에선 탄핵 여파로 이같은 하락거래 빈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남구 B공인 관계자는 "계엄과 탄핵 때문에 호가가 갑자기 떨어지진 않았지만 매수문의나 거래가 전반적으로 조용한 것은 맞다"며 "집주인이든 매수대기자든 일단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나 차기대선까지는 기다려보겠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Y공인 관계자는 "상반기나 하반기 초와 비교하면 현재 거래성사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내년 초까지는 거래가 더 줄면 줄었지 시장분위기가 갑자기 살아날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만약 탄핵 영향으로 집권여당이 바뀔 경우 다주택자나 종부세 관련 규제가 다시 강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집주인들이 가장 염려스러워 하는 부분도 부동산정책 변화"라고 부연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당시에도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부동산시장이 출렁였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2016년 12월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0.13%로 직전월 0.56%대비 0.43%p나 급감했다.

    강남권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같은기간 강남구 아파트값은 0.44%에서 -0.17%, 서초구는 0.44%에서 -0.13%, 송파구는 0.56%에서 -0.09%로 일제히 하락전환했다.

    떨어졌던 강남권 집값은 다음해 2월부터 다시 상승전환해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초구 F공인 관계자는 "내집 마련 실수요는 당장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다주택자나 투자목적 거래는 일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내년 초까지는 침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탄핵 때문에 당장 시장 호가가 바뀌는 등 단기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탄핵안 가결이 대선으로 이어지는지 여부, 대선에 따라 정부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부동산정책 방향이 바뀔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