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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24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를 구경하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 전자업계가 중국 가전 업체에 내어준 로봇청소기 안방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반격을 꾀하고 있다.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 로봇청소기인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건습식 겸용으로 먼지흡입, 물걸레 기능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이다. 특히 AI 기능이 탑재돼 바닥 재질에 맞는 맞춤 청소를 제공하고 낮은 장애물을 인식해 피할 수 있다. LG전자도 올해 중 올인원 로봇청소기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LG전자는 고성능 '올인원' 제품을 통해 로봇청소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GfK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 전년에 비해 41% 크게 성장했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로보락으로 약 35.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의 성능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은 로봇 산업을 10대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AI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로봇청소기 시장을 빠르게 선점했다"고 했다.
지난 2020년 한국에 진출한 로보락은 2년 만에 한국시장을 접수했다. 로보락의 매출은 2020년 291억원에서 지난해 2000억원으로 약 3년 만에 약 7배 급성장했다. 특히 150만원 이상의 하이앤드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80.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준다. 온라인 위주로 판매해왔던 로보락은 신세계·롯데백화점 등에 입점하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가성비를 무기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던 중국산 로봇청소기는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인기를 끌면서 한국 시장을 장악했다. 프리미엄을 앞세운 로보락 제품의 평균 가격은 1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같은 가격이어도 중국산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스스로 쓸고 닦고 걸레를 빠는 것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이기 때문이다.
로보락뿐만 아니라 에코백스, 드리미 등 중국 제조사들은 로봇청소기 3대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입된 로봇청소기 중 중국산의 비중은 91%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브랜드는 그동안 올인원 로봇청소기 제품을 출시하지 않으면서 중국 업체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인원 로봇청소기 출시가 다가오면서 국내 시장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목소리다. 두 회사의 브랜드 선호도가 중국 브랜드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인원이 가능한 국내 로봇청소기가 없어서 중국산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국내 가전 업체가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 반등을 노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