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등 고부가 D램 시장 섭렵메모리 '퀀텀점프' 이끌어"3년전 슈퍼호황 넘는 큰 기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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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시름했던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불황 탈출에 성공하며 사상 최대 점유율 수준으로 돌아왔다. D램과 낸드에서 각각 77%, 58% 점유율을 기록하며 메모리 시장에선 한국 기업의 아성을 깨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합산 점유율은 77.3%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45.5%로 전분기 대비 6%포인트(p) 점유율을 확대한데다 SK하이닉스도 31.8%로 2위 자리를 지키면서 전분기 합산 점유율(73.2%)을 넘어섰다.D램 대비 더딘 회복세로 우려를 샀던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톱(top) 2인 삼성과 SK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전체 시장에서 양사 합산 점유율이 58.2%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직전 분기 합산 점유율이 51.6%였던 것에 비교해도 7%p 가까이 늘어났다.이 기간 삼성전자는 낸드시장 점유율도 크게 늘렸다. 36.6%로 직전 분기(31.4%) 대비 5%p 넘는 성장을 보여줬다. 옛 인텔 낸드사업에 해당하는 솔리다임을 포함한 SK하이닉스의 점유율도 전분기 대비 1%p 이상 성장하면서 21.6%를 기록했다.D램과 낸드 모두 지난 2021년 메모리 슈퍼 호황 시기 수준의 점유율을 회복하거나 이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D램의 경우 지난 2021년 3분기 삼성과 SK 합산 79.5%를 기록하며 80%를 눈 앞에 뒀었는데 이후 다운사이클이 도래하며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삼성과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이 67% 수준에 머물 정도로 떨어졌다. 이때 만년 3위 마이크론이 2위 SK하이닉스를 일시적으로 넘어서기도 했을 정도다.지난해 4분기 D램과 낸드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역대급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기존 최대치 기록보다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AI(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수요가 촉발됐고 기존 범용 메모리에 새로운 고부가 메모리까지 더해져 시장 전반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확인했기 때문이다.특히 D램 시장에서 AI 반도체에 필수로 탑재되는 HBM이 핵심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는데 한국 제조사들이 이 시장에서마저 선제적으로 주도권을 쥐면서 한국 메모리 반도체가 넘볼 수 없는 수준에 올라섰다는 해석까지 나온다.HBM과 DDR5 등 고부가 D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내년엔 D램 시장 전체 규모가 기존 슈퍼호황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 전망되며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유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위상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역대급 호황 시기 D램 시장 규모가 920억 달러(약 122억 6000억 원)로 최고점을 찍었는데 HBM의 등장으로 내년 D램 시장 전망은 과거 최고점보다 16% 커진 1100억 달러(약 146조 600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