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대에서 3만9641대로 추락그랜저, SUV로 수요 이탈... 한때 '단종설'까지지난해 제네시스 G80 판매에도 못 미쳐"소비자들의 과시적 소비성향도 원인"
  • ▲ 2019년 3월 출시된 쏘나타 ⓒ뉴데일리DB
    ▲ 2019년 3월 출시된 쏘나타 ⓒ뉴데일리DB
    1985년 첫 출시 후 국민차의 명성을 지켜온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가 수년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준대형 세단 ‘그랜저’로 수요가 이탈했고 SUV 열풍이 불면서 쏘나타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쏘나타는 2019년을 기점으로 매년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다. 2019년 3월 출시된 신형 쏘나타(DN8)은 등장 이후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그해 10만3대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20년 6만7440대, 2021년 6만3109대, 2022년 4만8308대로 하락하면서 한 때 ‘단종설’이 돌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페이스리프트인 ‘쏘나타 디 엣지’를 내세워서 판매 회복을 모색했지만 2023년에는 3만9641대로 떨어지면서 4만대 선이 무너졌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생애 첫 차로 꾸준한 관심을 받으면서 6만5364대를 판매한 것과 대조적이다. 아울러 프리미엄 세단인 제네시스 ‘G80’도 4만3236대로 쏘나타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 ▲ 그랜저에 수요가 이탈된 점이 쏘나타 부진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뉴데일리DB
    ▲ 그랜저에 수요가 이탈된 점이 쏘나타 부진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뉴데일리DB
    올해는 2월까지 누적 1919대로 전년동월(4779대) 대비 59.8% 감소했다. 최근 현대차 아산공장의 전기차 생산설비 공사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도 쏘나타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수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쏘나타의 판매부진 원인으로는 우선 현대차 ‘그랜저’, 기아 ‘K8’ 등 쏘나타보다 한 급 위인 준대형 세단으로 수요가 이탈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랜저는 지난 2016년 11월 6세대 신형(IG)가 출시된 후 2017년 13만2080대, 2019년 11만3101대, 2019년 10만334대, 2020년 14만5463대 등 매년 10만대가 넘는 판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8만9084대, 2022년 6만7030대로 낮아졌지만 2023년에는 7세대 신형(CN7) 흥행으로 11만3062대로 10만대 선을 회복했다. K8도 2022년 4만5650대, 2023년 4만437대로 안정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 ▲ 쏘나타 디 엣지로 반등을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뉴데일리DB
    ▲ 쏘나타 디 엣지로 반등을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뉴데일리DB
    가격대를 비교해보면 쏘나타 2.0의 가격대는 2808만~3556만원이며, 풀옵션을 선택하면 3820만원으로 상승한다. 

    반면, 그랜저 엔트리 트림인 프리미엄의 시작가격은 3743만원인데, 안전 사양 1~2개만 추가해도 비슷한 가격에 높은 상품성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판매량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SUV가 패밀리카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시장 환경이 변화된 점도 거론된다.

    과거에는 중형 세단이 패밀리카로의 활용도가 높았지만 2010년대 이후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 등 중형 SUV나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카니발’ 등 대형 SUV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가 아반떼-그랜저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면서 “국내 고객들의 과시적인 소비 성향으로 그랜저, G80의 판매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