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인상률, 두 달 연속 2%대 기록지난 1월, 27개월 만에 최대 상승서울시·경기도·제주도 줄줄이 요금 인상 추진"정치적 요인 줄어든 총선 이후 요금 인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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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해당 시점이 총선 이후에 모일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공공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2.0% 올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간접적으로 관리하는 공공서비스 물가상승률은 0~1% 내외에서 등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월(2.2%)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최근 몇몇 지자체는 코로나19 여파와 서민 경제를 고려해 그동안 올리지 못했던 공공요금을 올리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는 최근 3년간 동결한 수도 요금을 이달부터 인상했다. 이달 고지분부터 월 15톤 기준 1만3160원이던 수도 요금을 1만6370원으로 24.4% 정도 올린다.
지난 1월에는 다른 지자체들이 시내버스 요금과 택시비 등 공공요금을 올리며 공공물가는 27개월 만에 최대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전 시내버스 요금은 1500원으로 기존 1250원에서 250원 올랐다. 대구 시내버스·도시철도 요금도 125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됐다.
항목별 증가율을 보면 시내버스비(11.7%)와 택시비(13.0%), 지역난방비(12.1%) 등이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도시가스(5.6%)와 전기료(4.3%), 상수도(2.7%) 요금도 상승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의 누계로 동결을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정치적 손익에서 그나마 해방되는 총선 이후 공공요금 인상을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여태까지 적자를 안더라도 의도적으로 공공요금을 올리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정치적 요인이 줄어드는 총선 이후에 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서울시는 7월부터 지하철 요금을 150원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경기도 역시 공공요금 인상을 위한 연구 용역에 돌입했고, 제주도는 상반기 중 공공요금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제 유가도 공공요금 인상의 방아쇠 역할을 할 여지가 크다. 전기·가스 요금은 작년 5월을 마지막으로 추가 인상이 없었지만 유가가 만약 상승한다면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 교수는 "국제 유가의 가격이 내려가서 공공서비스 사업의 운용 적자가 줄어든다면 요금을 안 올릴 수도 있겠다"면서도 "변동성이 큰 유가가 올라서 적자가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이 있다면 인상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원자잿값 인상으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이라는 대세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물가 상승 부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이 서민들에게 특히 큰 부담을 줄 수 있단 우려에 정부와 지자체에서 인상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 교수는 "올해 초에 공공요금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서민들이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며 "이 때문이라도 곧바로 요금을 다시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지자체가 요금을 올릴 때 다음 인상 시기를 고려해 이미 작지 않은 폭으로 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