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모두 감소세 경기침체에 차량가격 상승, 고객들 지갑 닫아KAMA "3高 현상이 車 신규수요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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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국내·수입 자동차의 판매량이 작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고객들이 지갑을 닫은 결과로 풀이된다. 신차 가격 상승, 전기차 침체도 판매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자동차·기아·KG모빌리티·한국지엠·르노코리아자동차)의 내수 판매량은 20만1922대로 집계됐다. 전년동기(23만6268대)보다 14.5% 감소한 수치다.현대차는 9만7463대로 16.4%, 기아는 8만8616대로 0.1% 줄었다.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도 각각 20.4%, 46.0% 감소했고 한국지엠만 4881대로 128.3% 급증했다.수입차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를 보면 올해 1~2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2만9320대로 전년동기(3만7844대) 대비 22.5%나 줄었다.전체 수입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BMW와 벤츠도 각각 16.4%, 22.5% 감소했다. 또한 아우디(-90.4%), 폴스타(-93.2%), 벤틀리(-82.0%) 등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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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출고대기 기간도 줄었다. 특히 1년가량 기다려야 했던 전기차 모델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지난해 1월만 해도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모델 출고 대기기간은 12개월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한 달 정도다. 제네시스 ‘GV80’도 2022년 한 때 대기기간이 30개월에 달했지만 역시 1~2개월 수준으로 단축됐다.국내, 수입 브랜드 모두 고전하는 이유로는 경기침체 지속으로 인한 수요 위축이 거론된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최근 발표한 ‘2023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24년 전망’ 자료에서 올해 국산차는 142만대, 수입차는 28만대로 전년 대비 각각 2.3%, 5.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KAMA는 “2024년은 글로벌 경기부진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주요국들의 통화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3高(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이 신규 수요를 제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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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으로 차량 구매비용이 상승했고,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낮아지면서 차량구매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전기차의 충전인프라 및 안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꼽았다.게다가 신차 가격이 상승한 것도 차가 잘 팔리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 2.5 가솔린 모델의 경우 풀옵션을 선택하면 5000만원을 살짝 넘는다.현대차의 준중형 SUV ‘투싼’ 하이브리드의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가격은 4000만원이며, 풀옵션을 선택하면 4387만원까지 올라간다.제네시스 GV80 가솔린 2.5 터보 모델의 시작가격은 6478만원이었다. 하지만 작년 10월 페이스리프트로 변화하면서 상승했다. 게다가 GV80 쿠페 3.5 터보 일렉트릭 슈퍼차저 모델의 풀옵션은 1억원이 넘는다.이에 따라 고객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실제 체감하는 가격은 더욱 높아졌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자동차 커뮤니티 중심으로 “차량 가격이 많이 상승한 게 체감된다”는 반응들이 많아지고 있다.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대리점 등 일선 현장에서 ‘판매가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면서 “업체들도 내부적으로 판매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