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가세, 7000억달러 목표 기대감 쑥9월까지 5088억달러 기록 … 1912억달러만 남아 미국 항만 파업·중동 갈등 등 글로벌 경제 변수 지속 장단기 대응 방안 마련 대두 … 정부, 수출기업 지원 대책 가동
  • ▲ 항구의 컨테이너 ⓒ연합
    ▲ 항구의 컨테이너 ⓒ연합
    우리 수출이 9월까지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면서 정부가 올 초 목표로 제시한 7000억달러 수출액 달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수출 성장의 주된 동력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통신(IT) 기기와 자동차, 선박 등 주력 품목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국제 정세와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변수들이 수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어 하반기 수출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폭격을 강화하며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주 초 이란에 대한 직접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표적이 될 수 있는 시설로는 석유 생산 시설, 핵 시설 등이 있다.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 세계 석유 시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란은 하루 약 3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며, 이는 세계 공급량의 약 3%에 해당한다. 이전 제재로 세계 시장에서의 이란의 중요성은 줄어들었지만, 이들 시설에 대한 공격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동 확전 우려로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일주일 새 9% 이상 급등했다. 약 2년 만의 최대 주간 상승폭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선물 가격은 배럴당 74.38달러로 전일 대비 0.91% 올랐고,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선물도 0.23% 소폭 오르며 배럴당 78.08달러를 기록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며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는 아시아 지역의 경질유 아랍 라이트 공식 판매 가격을 전월 대비 배럴당 0.9달러 인상했다. 이는 전망치(0.65달러)를 웃도는 인상폭이다.

    이와 함께 미국 동부·걸프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이 3일만에 타결됐지만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부두 자동화 등 세부 사안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자로 만료된 단체협약을 내년 1월 15일까지 연장하고 사측과 일자리 보호 문제 등을 협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재개된 협상에서 항구 자동화 문제를 두고 양측이 갈라질 수 있다"고 봤다.

    미국 동부 항만 파업 등의 변수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상 운임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자동차 등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의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아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연간 물동량의 약 4분의 1은 중동 항로를 통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이 늘어나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증가하고,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수출액은 누적 5088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수출액 목표인 7000억달러 가운데 72.6%를 달성했다. 남은 3개월 동안 27.4%에 해당하는 1912억달러만 남았다. 또한 이 기간 누적 흑자액도 369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199억 달러)보다 568억 달러 증가했다.

    방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유가 상승의 영향이 크고, 물류비와 같은 간접 비용 상승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장단기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수출기업 비상 지원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