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차전지 수출액 8년 만에 감소 … 올해 1·2월도 역성장보조금 감축·폐지 정책 등 전기차 수요 위축 주요 원인산업장관 "하반기 원통형 배터리 본격 양산·업황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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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전략 산업인 배터리(이차전지) 수출이 8년 만에 감소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산 배터리 위상 강화 등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차전지 수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올해 대규모 투자 등을 통해 성장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1을 방문해 "지난해 이차전지와 양극재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 이차전지 수출은 전기차 업계의 배터리 재고조정, 광물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여건이 녹록잖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산업부의 연간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수출액은 98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수출액 감소는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이차전지 수출액은 2017년 59억5000만 달러로 처음 50억 달러를 돌파한 뒤 2022년 99억800만 달러까지 불어났지만, 100억 달러를 눈앞에 둔 지난해 상승세가 꺾였다.
중국산 배터리의 국내 유입이 늘며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급감했다. 2019년 58억3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차전지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9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차전지의 수출 감소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전기차 수요 위축이 있다. 주요국들의 보조금 감축·폐지 정책, 고금리 부담, 충전 인프라 한계 등이 전기차 시장 둔화 요인으로 꼽힌다. -
문제는 이차전지의 수출 하락세가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리튬, 니켈 등 광물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이차전지 수출은 지난 1월 5억9700만 달러, 2월 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5%, 18.7% 감소했다.
최하연 산업연구원 계장은 최근 이차전지 산업 주요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차전지 산업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올해 국내 주력 산업 가운데 수출이 가장 부진할 전망(-2.6%)이나 해외 시설 투자 등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지원이 이어지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융자 기회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수출 목표를 달성하고 오는 2027년 수출 5강으로 도약하기 위한 엔진으로 이차전지 핵심과제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출 품목을 고도화하고 다변화해 이차전지 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게임체인저로 주목 받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고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 보급형 제품에 대한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이를 위해 정부는 향후 5년간 총 5000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광물, 소재 등의 자립을 위해 올해 9조 원의 국내 투자가 원활히 이행될 수 있도록 역량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안 장관은 "우리 업체들이 글로벌 전기차 업체가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양산하면 올해 상저하고 이차전지 수출 실현과 함께 향후 확고한 수출 반등 모멘텀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민·관이 합동으로 전고체 배터리 등 게임체인저를 집중 육성하는 한편, 음극재 국내생산 공장 증설 등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하여 우리나라를 글로벌 배터리 생산의 핵심거점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