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산업, 세 번째 장인라면 ‘맵싸한맛’ 출시… 점유율 10% 목표스코빌지수 8000SHU, 김홍국 회장도 ‘너무 맵다’ 아연실색기존과 같은 4봉 가격 8800원…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이 과제
  • ▲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맛. 페페론치노 통고추가 인상적이다.ⓒ강필성 기자
    ▲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맛. 페페론치노 통고추가 인상적이다.ⓒ강필성 기자
    하림산업이 라면 브랜드 ‘더미식 장인라면’의 세 번째 제품 ‘더미식 장인라면 맵싸한맛’으로 매운 라면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기존 ‘장인라면’ 시리즈의 점유율 확대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운맛 트렌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포부다.

    실제 ‘장인라면 맵싸한맛’은 기존 매운라면에 뒤지지 않는 매운맛과 감칠맛으로 매운라면 시장 점유율 10%, 올해 매출 2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22일 하림산업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진행한 ‘장인라면 맵싸한맛’ 시식회에는 테이블마다 위장약이 놓였다. 물병은 물론 요거트까지 함께 놓였다. 매운맛을 표방한 것은 사전에 고지됐지만 제법 본격적이다.

    실제 ‘장인라면 맵싸한맛’은 매운맛을 측정하는 스코빌 지수가 8000SHU에 달한다. ‘불닭볶음면’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앞서 출시된 ‘신라면 레드(7500SHU)’나 ‘마열라면(5000SHU)’도 크게 앞선다. ‘틈새라면’의 9400SHU에는 못 미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고명으로 큼지막한 페페론치노 통고추가 비주얼부터 압도한다. 먹을만하다고 면발을 씹어 넘기다보면 어느새 이마가 땀으로 흥건했다. 기존 건면으로 만들어진 ‘장인라면’과 달리 ‘장인라면 맵싸한맛’은 진한 국물에 맞춰 유탕면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특유의 고추기름 같은 느낌이 더 맵게 느껴진다.
  • ▲ 제품을 설명하는 윤아인 하림산업 브랜드매니저.ⓒ강필성 기자
    ▲ 제품을 설명하는 윤아인 하림산업 브랜드매니저.ⓒ강필성 기자
    제품 개발을 주도한 윤아인 하림산업 브랜드매니저는 “고추로 매운맛을 냈기 때문에 스코빌지수와 무관하게 고추를 맵게 느끼는 사람에게 더욱 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장인라면 맵싸한맛’을 개발하기 위해 윤 매니저는 1년 여 간 수백여 종의 전세계 고추로 맛을 테스트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부트졸로키아’를 먹고 3일간 미각을 잃은적도 있다. 이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낙점된 것은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 청양고추, 베트남고추 등 매운맛으로 유명한 세계 4대 고추였다. 화학적 맵기가 아닌 그야말로 4개 고추의 황금비를 통해 매운맛을 재현한 것. 

    제품명이 ‘매운맛’이 아니라 ‘맵싸한맛’인 것도 이런 고추의 아린 느낌을 담아낸 것이다.

    윤 매니저는 “제품 출시 전 고추 수급을 맞추기 위해 한달 반 가량 고생을 했다”며 “‘불닭볶음면’을 시작으로 매운맛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 ‘장인라면’에 아쉬워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새로운 매운 맛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도 이 제품을 시식하면서 “너무 맵다”고 학을 뗐다 한다. 김 회장은 조금 더 순하게 만들 것을 요구했지만 개발진이 설득 끝에 8000SHU의 제품으로 최종 출시가 결정됐다. 

    하림산업은 현재 ‘장인라면 맵싸한맛’을 통해 매운라면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연매출 목표는 약 200억원 수준.

    다만 여기엔 과제도 적지 않다. ‘장인라면 맵싸한맛’의 가격은 기존 ‘장인라면’과 같은 4봉 기준 8800원. 경쟁 제품인 ‘신라면 레드’, ‘마열라면’ 보다 30% 이상 비싸다. 기존 ‘장인라면’이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으로 인해 라면시장 점유율 1%에 그쳤다는 점에서 ‘장인라면 맵싸한맛’이 이 벽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 ⓒ강필성 기자
    ▲ ⓒ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