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소비 둔화로 지난해 부진한 실적 기록한 한섬해외 전문가 사내이사로 선임… 올해 해외사업 강화 청사진수입 브랜드 늘리고 자체 브랜드는 해외 수출
  • ▲ 이달 초 프랑스 파리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 에서 진행한 타임 2024년 가을·겨울(F/W) 시즌 단독 프레젠테이션에서 모델들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한섬
    ▲ 이달 초 프랑스 파리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 에서 진행한 타임 2024년 가을·겨울(F/W) 시즌 단독 프레젠테이션에서 모델들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한섬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인 한섬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올해 해외 사업에 힘을 준다. 

    젊은 소비층을 겨냥해 수입 브랜드 라인업 확장에 공을 들이는 한편 자체 브랜드는 해외로 수출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한섬은 25일 열린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철규 해외패션부문 사장과 유태영 해외패션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박 사장은 올해 사내이사에 재선임됐고, 유 본부장은 신규로 선임됐다.

    두 사내이사 모두 해외패션 사업을 담당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올해 한섬의 사업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해외 패션 전문가’로 불리는 박철규 해외패션부문 사장은 지난 2022년 취임 이후 아워레가시, 토템, 가브리엘라 허스트, 베로니카 비어드 등 해외 브랜드를 강화하며 한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한섬은 박 사장에 이어 유 본부장까지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해외패션 쪽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한섬은 지난해 매출 1조5289억원, 영업이익 1005억원으로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무려 40.3%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물가・고금리・저성장으로 인해 영업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는 것이 한섬의 설명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한섬은 올해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여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총에 참석한 김민덕 한섬 대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체질 개선과 구조 변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며 “한섬의 핵심 경쟁력인 우수한 품질과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 등을 기반으로 올 한 해를 국내를 넘어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한섬의 전략은 이미 가동 중이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신명품’을 소비하는 젊은 수요층을 겨냥해 지난해부터 해외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을 늘렸고, 자체 브랜드는 프랑스 파리 등 해외에 선보이고 있다.

    해외 브랜드의 경우 스웨덴 브랜드인 ‘토템’과 미국 브랜드 ‘피어어오브갓’이 국내에 매장을 오픈했으며 캐나다’ ‘무스너클’과 이탈리아 ‘아스페시’도 한섬과 유통 계약을 맺고 신규 매장을 선보였다.

    동시에 한섬은 자체 브랜드인 ‘시스템’의 파리 플래그십 매장을 올해 오픈해 본격적으로 해외 공략에도 나섰다. 한섬이 해외에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인기 브랜드인 ‘타임’도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섬은 이르면 오는 2026년까지 파리에 타임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한섬의 이같은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반적인 패션 경기 침체에도 한섬은 수입 및 라이선스 브랜드의 적극적인 라인업 확장을 통해 신규 고객 확보와 함께 성장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고금리와 고물가 현상은 올해 하반기에 다소 진정되면서 소비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섬 관계자는 “국내에서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모멘텀 확보와 브랜드의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며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K패션’의 정수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